2000년 영등동에 건립된 익산YMCA건물이 이달 안에 매각될 것으로 알려졌다.

무리한 건축을 진행하고 빛더미에 눌렸으며, 퇴직한 직원들의 퇴직금도 주지 못해 법정시비까지 일고, 체육시설 회원들이 지불한 회원권의 사용권마저 돌려주지 못한채 침체일로를 걷다 결국 12년 전 역사의 뒤안길로 후퇴하게 됐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82년 익산YMCA는 발기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듬해 2월 창립준비위원회를 구성, 2월 5일 개관예배를 시작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1984년에는 이현식 이사장을 선출하고 창립총회를 했다.

기독교 기관으로서 YMCA는 선교와 청소년운동을 주도하면서 기틀을 다지고 1990년대 초기부터 익산 시민사회의 굵직한 길을 걸었다.

9층의 건물에서는 익산시청소년수련관 위탁 운영, 예술단 운영, 시민논단 개설, 사회체육시설 운영 청소년운동과 시민운동의 중심으로 자리를 굳혀왔다.

그러나 무리하게 회관을 건축해 회원들의 회비와 운영 수익금은 대출이자를 갚기에 급급했고 직원 임금이 밀리고, 방만한 운영으로 적자가 누적되기 시작했다.

부실 운영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떠나버린 실무자들과 이를 지켜보면서도 수수방관한 이사들, 책임자들로 인해 익산YMCA는 공황상태에 이른다.

익산에는 교회만도 400개가 넘고 수백억원에 이르는 교회 건물들이 즐비하다. 신광교회 건물비만도 400억원에 이르고, 엄청난 부채에도 교회 건물은 굳건하게 서 있다. 교회에는 먹을 것과 돈이 넘치며 어느 교회 하나 문 닫는 경우를 보기 힘들다. 그런데도 교회의 집합 공동체이자, 교회와 사회를 연결하는 고리이며 교회의 사회운동 정신의 보고(寶庫)인 YMCA 건물을 지켜내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됐다.

이는 익산 기독교계가 얼마나 교회중심적 사고를 하고 있는지 드러내는 방증이다. 성서가 말하는 바벨탑을 쌓을지언정 진정한 성전 하나 지키지 못하는 꼴이다.

기독교 정신으로 지은 건물인 익산YMCA가 매각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익산의 기독교 지도자들은 시민 앞에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게 됐다.

YMCA는 직원들의 퇴직금도 주지 못하며, 받아야할 퇴직금의 절반을 기부토록 하는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체육시설 사용권도 다 돌려주지 못하는 모습에서 익산 기독교의 허물어지는 모래성 같은 공동체성을 본다.

창립 30년 새 주인을 맞이할 YMCA건물을 통해 익산 기독교계가 하나 되는 교회정신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만경강, 친환경적으로 정비해야

익산국토관리청이 새만금으로 이어지는 만경강을 정비하고 있다.

홍수 방지와 생태 공간 조성, 수질개선 등이 목적이다.

국가하천인 만경강은 전주 완주 익산 김제에 걸쳐 있고 익산에서는 4공구, 즉 목천동 지역을 흐르는 구간 2.5킬로를 정비할 계획인데, 지난달 용역업체에 실시설계용역을 발주했다.
이 사업은 ‘4대강 외 지류하천 종합정비계획’에 의한 것이며, 2015년까지 15조가 넘는 사업비가 투입된다고 한다.

홍수 대비가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에 지금의 좁은 하천 구간을 넓히기 위해 물길 주변을 파내고 물이 흐르는 하천의 너비를 250미터로 늘리는 게 사업의 주요 내용이다.

그 외에 남는 공간은 산책로와 자전거길, 작은 축구장, 쉼터 등으로 조성한다.

하지만 이 사업에서 우려되는 것은 대규모 준설로 인한 생태계 파괴 및 수질악화다.

현재 습지나 농지로 이용되고 있는 물길 주변을 깊이 2,3미터로 파서 강 너비를 대폭 늘이면 우선 생태계에 혼란이 오고 자연정화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목천포천 배수갑문 아래로 흐르는 만경강은 제방 때문에 여름에 물이 밖으로 넘치지 않는다. 만경강에는 일제 때부터 상당한 높이로 제방을 쌓았으며, 그동안 관리가 돼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집중호우가 내리는 여름철을 제외한 평소 때나 갈수기에는 지금의 하천 폭도 다 채우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의 물길 면적보다 몇 배 되는 고수부지를 파낼 경우 외려 자연정화기능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

또 물길이 넓어져 물 흐름이 느려진 상태에서 넓은 하천 면적에 강한 햇볕이 내리쬘 경우 수온이 올라 오히려 수질이 악화될 수 있고, 이는 새만금 수질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준설 범위를 집중호우 때 홍수를 방지할 수만 있도록 최소한으로 줄이고, 나머지 공간은 그대로 두되, 자전거길이나 산책로를 추가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주민과 환경전문가의 의견을 더 수렴하고 생태를 보전하는 방향으로 만경강이 정비될 수 있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