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지역의 물이 더러워지는 문제 때문에 정부와 전라북도 및 익산시를 비롯한 6개 자치단체가 막대한 세금을 쏟아 붇고 있지만 수질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환경기초시설을 짓느니, 나무를 심느니, 하수관을 까느니 하면서 물을 정화하는 데만 전북지역에서 1조5천억 원이 투자됐지만 나아진 게 없다는 얘기다. 돈은 앞으로 계속 들어간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는데, 현재 수질이 2003년보다 나빠졌다는 국회의원의 주장이 나왔다.

새만금으로 흘러드는 주요 물길은 만경강과 동진강이다. 만경강은 익산과 김제, 동진강은 정읍과 부안을 흐른다.

이중 만경강 수질은 동진강보다 세 배 이상 더러운데, 만경강 물을 가장 많이 더럽힌다고 지목받은 곳이 익산 왕궁 축산단지다.

왕궁 축산단지는 물을 더럽히기도 하지만 바로 옆으로 호남고속도로가 있기 때문에 이곳을 지나는 국민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러다보니 이곳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엄청난 돈이 들어갔고, 앞으로도 세금이 줄줄 세어나갈 판이다.

왕궁지역에는 돼지 똥물을 정화하는 처리시설 증축 및 운영, 문 닫은 돼지 농장 매입, 이곳 한센인들을 위한 건축, 나무심기, 저수지 생태 복원 등에 무려 1천700억 원이나 들어간다. 이외에도 새만금 수질과 관계 있는 다른 시설들까지 합하면 수천억 원이다.

그런데도 물은 백년하청일 뿐이다.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하지만 그럴 것 같지 않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꿰졌기 때문이다.

원래 왕궁축산단지는 단지 자체를 모두 매입해 새로 개발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방안이 유력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정화시설을 보강하는 쪽으로 갔다. 그것도 민간투자자를 모집해서 시설비와 이자수익까지를 모두 지불해야 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지금 상황으로만 본다면 민간업자 배 불리는 사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정부와 전라북도가 당초부터 짜임새 있게 계획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왕궁 주민들은 1천억 원이면 다 끝난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렇게 해놓고는 똥물을 불법으로 버리네, 어쩌네 하면서 새만금이 ‘제2시화호’가 된다는 말이 나오고 결국은 새만금 무용론까지 거론되는 것이다.

그래서 개펄을 지키자는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다. 이제라도 새만금 수질 및 왕궁오염원 방지 대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지금 상황대로라면 피 같은 세금만 낭비하고 새만금은 그대로 오염될 것이다. 1조5천억 원이라니, 상상도 못할 돈이다.

전북대, 수의대 이전약속 지켜야

전북대학교측이 내년 3월까지 수의과대학을 이전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최근 어렵다는 입장을 익산시에 표명했다.

서거석 총장이 약속을 번복한 것은 이번 만이 아니다. 2008년, 정부의 국립대학교 통합 방침에 따라 전북대와 익산대 통합 논의 시 익산시와 수의대 이전을 합의했다. 같은 해 7월 서 총장은 약속을 번복했는데 당시 익산에서 대규모 반대 시위가 일어나자 다시 이전키로 약속하고, 익산시로부터 이전 지원금 50억원을 지원받아 수의대 건물과 동물병원까지 준공했다.

전북대는 학생들의 반대 때문에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한다. 수의대 학생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고, 기숙사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익산으로 오지 않겠다며 대학본부측에 항의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학측은 교육과학기술부에 200실 규모의  기숙사 신축을 신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익산캠퍼스에는 이미 192명을 수용할 기숙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학생들의 반발을 의식한 전북대의 입장은 이해할 수 있다 해도 미리 치밀한 준비를 하지 않는 책임은 대학측에 있다고 본다.

또한 내부적인 학내문제로 인해 익산시민들과의 약속이 깨져서는 안된다. 기숙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책임이 익산시민들에게까지 넘겨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교과부도 기숙사의 수용률만 가지고 지역의 여건과 특수성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기숙사 수용률 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의 사정을 감안해 학생들이 현지에서 공부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전북대는 지금이라도 전라북도 및 익산시, 지역 정치권과 협의해 교과부로부터 기숙사 신축을 승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과부 또한 사소한 규정에 묶여 전북대학교가 익산시민들과 한 약속이 무산되지 않도록 익산캠퍼스 기숙사 신축을 허가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