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역세권 개발사업 부지에 백화점을 들여놓는 문제를 놓고 익산시청과 상인연합회가 심각한 갈등국면에 접어들었다.

익산시는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벌이는 사업이라 백화점이 없으면 수익성이 떨어져 투자자들이 발을 뺄 것이라며, 상인들의 반대 때문에 사업이 좌초 위기에 있다고 비난했다.

상인연합회는 익산시가 대안을 내놓지 못한 책임을 상인들에게 떠넘기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빠져나갈 핑계거리를 만들고 있다고 본다.

쟁점은 익산에 백화점이 필요한가, 대안은 없는가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해보면 백화점은 지역경제에 득보다는 실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장점이라고 한다면, 극히 일부 시민들의 허영심을 채워주며, 돈 걱정 없는 사람들이 멀리 가서 쇼핑하는 수고를 덜어준다는 점이다. 또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백화점에서 물건을 살 돈도 없으면서 익산에도 백화점이 있다고 자랑할 수 있다.

역세권 개발부지에 들어서는 아파트가 더 잘 팔릴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 해로움은 매우 크다. 익산시내의 모든 상권이 특화되지 않았고, 경기가 극도로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백화점과 지역 상인들은 한정된 고객을 놓고 경쟁관계에 돌입하게 되며, 결국은 상인들이 피해를 보게 돼 있다.

승자는 익산시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 유통재벌이지만, 패자는 지역에 사는 우리 이웃이자 시민이다. 백화점 수익은 거의 전부 서울 본사로 흡수되며, 지역에서는 점점 돈이 마르게 된다. 인구 30만에 대형마트가 세 개나 되는 상황에서 백화점까지 들어오면 지역경제 피폐화가 가속될 것이다.

전주시의 경우 대형마트가 다섯 개나 되고 롯데백화점이 들어온 뒤 지역자금 유출이 심각해지자 전국 처음으로 대형마트 영업제한조례를 만들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부자들만 백화점을 이용하리라고 본다면 순진한 생각이다. 백화점이 들어오면 수요층이 상류층이 아닌 중산층 이상으로 확대되며, 저소득층도 가끔씩 이용하게 돼 있다.

백화점이 없으면 극히 일부만 타 지역으로 가서 쇼핑을 하지만, 백화점이 생기면 예상 외로 많은 사람들이 백화점을 이용한다. 이게 소비심리다. 백화점 입점을 반대하는 상인들의 입장을 집단이기주의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자자들이 백화점 때문에 사업에 난색을 표하는 것인지, 백화점을 핑계 삼아 발을 빼려는 인지 정확한 속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익산시는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낫다.

보석기업이 대거 익산시로 들어오는 만큼 백화점 부지에 특화된 보석판매시설을 만들고, 극장을 건축할 경우 중앙동 구도심에 손님을 유인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수요자가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같은 업종끼리 손님 빼 가기 식 경쟁구도를 만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악취배출업소 단속률 너무 낮다

익산시가 환경오염물질 배출 점검 실적 전국 최하위 도시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전국 240개가 넘는 지자체 중에서 하위 3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꼴지다. 익산시가 업체 봐주기 행정행위를 해온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과 함께 익산시 악취 원인도 이러한 저조한 점검에서 기인된 것 아닌냐는 의구심이 나올만 하다.

환경부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올해 1~3분기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 단속 실적 발표자료를 보면, 익산시는 경기도 화성시와 포천시 다음으로 저조했다.

시는 총 654개 점검 대상 중 127개 업소만 점검했다. 이는 19.4%인데, 경기 화성시(6.4%), 포천시(17.2%)와 함께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환경부는 내년부터 '지자체 정부합동평가'에 시도 및 시군구의 배출업소 단속 실적을 반영할 계획이어서 감점요인으로 작용한다.

환경은 사람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자, 살기 좋고 삶의 질이 높은 도시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그런데도 객관적으로 나타난 지표를 보면, 익산시는 환경문제를 소홀히 다뤘으며, 최근에는 시민단체가 행정을 매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조사시기는 1월부터 9월까지였는데, 한 여름에 악취가 기승을 부렸는데도 타지에 비해 점검률이 낮았다는 건 시 공무원들의 환경의식이 어느 정도인지 웅변해준다.

겉으로만 본다면 익산시가 전국에서 가장 단속을 많이 하는 것처럼 보였고, 공무원들의 성실함에 시민들은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좁은 지역사회에서 공무원들이 혈연 지연 학연에 얽매이이거나 유착 문제 때문에 단속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공직기강을 바로 잡고 시민에 대한 성실의무를 다져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