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우리나라 유통시장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변화의 흐름은 기업의 원가절감정책으로 인한 납품가 인하, 대기업의 중소기업 시장 잠식이다. 이런 변화는 지방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거의 대부분의 유통시장에서 대기업이 침투하고 있으며, 그동안 결합이 느슨하고 변화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지역의 중소 상인들은 생존권 문제에 직면해 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수퍼마켓, 대형 식자재 유통회사, 대형 자재 유통회사 등이 파죽지세로 지역을 잠식해 나갔다.

특히 보이지 않게 중소상인들을 잠식한 분야는 공장이나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소모성 자재 유통시장이다.

공장 내에서 설비를 고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작은 공구들과 기계,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문방구류가 여기에 속한다. 물건을 유통시키는 당사자는 중소 상인과 구매 담당 직원들이기 때문에 일반인의 눈에는 잘 띄지 않지만 10조원대의 엄청난 시장이다.

원래는 이런 자재들을 지역에 있는 중소상인들이 납품해왔다. 하지만 굴지의 대기업이 대형 자재 유통 계열사를 만들어 모기업에 독점 공급하게 하더니, 유통시장 변화를 재빠르게 눈치 챈 또 다른 거대 유통회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지역의 중소기업들도 이제는 대형유통업체로부터 납품받는 현상이 벌어졌다.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지역에서 일자리를 제공하며 공장이나 사무실에 자재를 납품했던 중소 상공인들과 제조업자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으며, 폐업이나 도산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동반성장을 강조하며 대기업이 출자해 만든 자재유통회사를 해체하라고 요구했지만, 대기업이 손을 뗀 자재유통회사가 또 다른 거대자본가의 손에 넘어가면서 중소상공인과 제조업체에 전혀 이익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익산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기업이나 중견 기업들 대부분이 이 같은 대형유통회사로부터 납품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에 기업이 유치되면 파급효과가 일어나야 하는데, 우선은 기업이 비정규직을 많이 고용하면서 고용창출 효과가 떨어지고, 지역의 중소상인들로부터 자재를 납품받지도 않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또 기업들이 남발하는 공개입찰 방식의 자재 구입은 대형유통업체만 살아남는 구조를 확대시키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지역의 중소 자재 상인들을 보호하는 법률을 제정해야 하며, 자치단체는 투자유치조례 개정을 통해 정규직원을 고용하고 지역상공인과 자재 납품 계약을 체결하는 기업을 더 우대해야 한다. 보조금을 일괄적으로 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의 중소상인과 지역민 고용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기업에 보조금을 더 줘야 하는 것이다.

아울러 자치단체는 기존 기업을 대상으로 행정 편의를 제공할 경우 지역민의 정규직 고용과 지역상공인 자재 납품을 지속적으로 권유하고, 지역민과 상생하는 기업에 차등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콜택시 호출료 강행하다니

시민들과 시민사회단체의 콜택시 콜비 부과 철회 촉구에도 불구하고 서동콜택시와 보석콜택시가 지난 1일부터 콜비 부과를 강행하고 있다. 시민들과 시민사회단체의 의사를 전적으로 무시하는 행태다. 현재 콜택시를 이용하고 있는 대부분이 서민과 여성, 학생, 교통약자임을 감안하면 담합을 통한 횡포라고 불러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최근 부산이 내년부터 택시요금을 현재 2,200원에서 2,80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고, 국토부는 다른 지자체로부터 요금인상안을 접수받고 협의 중에 있는데 평균 2,800원에서 3,200원 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상된 택시요금을 평균 3천원으로 계산할 경우 호출료 1천원을 더하면 4천원의 택시비 기본료를 지불하게 된다. 이는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는 1시간의 최저임금 4,860원과 비교할 때 잠시 택시를 타기 위해 서민이 한시간 가량을 노동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익산시는 택시업계를 위해 수십억원을 투입했다. 우선 콜택시 시스템 구축에 시민 세금 12억 원을 들였다. 또 올해 택시감차 사업의 일환으로 택시회사에 총 16억6천여만 원을 지급했다. 내년에도 87대 분에 대해 15여억 원의 감차보상비를 지급할 예정이다. 감차 보상비는 시민들의 혈세다. 그런데도 콜택시가 시민들로부터 콜비를 부과하려는 행위는 시민들에게 3중고를 안겨주고 고혈을 짜 자신들의 배를 채우겠다는 속셈에 지나지 않는다. 콜택시업계는 당장 호출료 부과를 철회하고, 익산시와 시민단체도 시민에 입장에서 지속적인 촉구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