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학교 정세현 총장이 후보시절에 가장 강조했던 것이 학내 구성원 및 지역사회와의 소통이었다. 정 총장은 소통이란 말을 입이 닳도록 강조했다.

그는 후보자 토론 때 “원광대 법인은 남북간 소통과 대화를 성사시킨 저의 능력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런 경험을 통해 학내에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총장 후보자로서 법인에 제출한 대학경영계획서에서 정 총장은 소통, 통섭, 조정, 대화가 자신의 경영철학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 총장은 청와대 비서관 시절엔 부처간 조정을, 장차관 때는 대북협상과 조직·인사관리를, 민화협 대표 때는 다양한 이념성향의 100개 사회단체를 조정하고 통합하면서 국민과 남북한 사이에 교량 역할을 했다고 자부했다. 또 세종연구소 기획조정실장 및 민족통일연구원장 시절에는 석박사급 연구원 및 직원들과의 소통에 주력했는데, 이런 경험이 대학구성원간, 대학과 법인간, 대학과 기업간 소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대학이라는 특수사회 발전의 핵심동력은 ‘소통경영’이라고 말했고, 중앙과 지방을 불문하고 언론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원칙과 투명성은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통이라며 '원광소통문화'를 창조하겠다고 다짐했다. 군림하기보다 격의 없이 대화하고 소통할 것이라고 했다. 통섭, 소통, 창의, 교수와 교직원 및 학생간 투명한 정보공유를 통해 경청문화, 포용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고, 현장에 가서 소통하고 대화해 응어리를 풀겠다고도 했다. 학문간, 구성원간 소통은 '성공의 대전제'라며 케뮤니케이션의 활성화가 곧 대학의 발전이라는 인식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와 같이 정 총장의 소통 철학은 논문을 쓸 만큼 방대하고 심오하며 비장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정 총장은 취임 이후부터 소통에 실패하고 있는 듯 하다. 독단적인 인사와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공정성과 투명성도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막무가내식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총장 취임 이후 지역신문과 공식 기자회견을 했다는 말 또한 들어본 적이 없다. 교수협의회 소속 비대위와 총동문회의 주장과 관련해 대학의 공식 입장을 밝히지도 않고 있다. 오히려 비대위가 내걸은 정 총장 퇴진요구 현수막을 직원들이 걷어내는 장면을 현장에서 보고 있었다는 말이 들린다. 다양한 소통방법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법인도 마찬가지다. 학교법인의 문제점이 나오고 있는 현재, 이성택 이사장을 비롯한 법인의 핵심세력이 과연 학내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소통을 했다면 ‘우리들만의 소통’ 또는 ‘내 방식대로만의 소통’이 아닌지 의구심이 인다. 언론사는 공식적 채널을 통해 법인이 학내 구성원과 소통했다는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 총장사퇴를 요구하는 일부의 주장은 정 총장으로서는 선뜻 수긍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그의 심정을 이해 못할 것도 아니다. 하지만 반대 측의 논리도 수용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 특히 학내 구성원의 입장은 각기 다를지언정 원광대의 발전이라는 공통의 목표가 있는 것이다. 정 총장은 이제라도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의 말대로 5천만 대한민국과 2천만 북한과의 소통에 성공한 경험이라면, 2만 원광대학교 구성원과의 소통에 실패할 이유가 없지 않는가. 

시민감사관제, 실효성 거두기를 

익산시청이 시민감사관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이 꾸준히 도입을 주장한 것이라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공직사회의 청렴도를 끌어올리기한 방책으로써 관심을 끌어온 터다. 시민감사관제도는 공무원이 아닌 순수한 일반시민을 감사관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도가 아니라 내용이다.

시민감사관제를 도입한 자치단체의 예를 보면, 지자체 또는 국가기관에서 4급 이상 공무원으로 재직한 사람이나 변호사·회계사, 건축토목공학이나 회계학, 법학, 행정학 등 관련분야에서 부교수 이상으로 재직한 사람, 사회적 신망이 높고 행정에 관한 식견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중 시민단체로부터 추천을 받은 자 중에서 의회의 동의를 얻어 단체장이 위촉하는 게 상례다.

하지만 제도만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니라 도입 취지에 맞게 내실 있게 운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선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활동의 독립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전문가라고 해서 무조건 감사를 잘 할 것이라거나 공정하게 활동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도 안된다.

조례를 통해 감사관제를 도입하고, 감사관을 임명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민감사관의 권한과 신분보장을 확실히 해두는 게 좋다. 시민감사관을 보좌할 수 있는 자문위원회를 두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이한수 시장은 익산시 공무원의 청렴도 향상과 실추된 공직사회의 신뢰를 확보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모쪼록 도입 취지를 살려 실효성 있는 감사관제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