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평화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은 수년 간 LH를 설득하는 어려운 과정을 통해 어렵게 성사된 숙원사업이다. 그런데 막상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을 보면 해당지역 주민들의 눈물을 쏟게 만드는 악성 사업이 되고 있다.

과연 시민을 위해 필요한 사업인지부터 의문이다. 사업성과에 눈먼 익산시와 익산시의회가 시민들이 흘리는 눈물을 애써 외면하는 모습은 가증스럽기도 하다.

평화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성과를 자랑하는 것은 적극적이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에게는 냉랭하기 그지없는 그들이 어찌 공복이며 시민의 대표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성과에 급급했기 때문인지 사업 추진 단계부터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 법적으로 필요한 주민동의를 필요한 수보다 적게 받아 승인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더구나 그 가운데에는 전화 동의 사례와 실소유주가 아닌 동의자 서명 사례도 발견됐다.

서류라면 신줏단지 모시듯 하는 공무원들이 눈감아 주며 발생한 부메랑이다. 언제나도 들통이 나버리고 무효가 될 일을 태연히 진행한 것이다.

평화지구와 같은 사례인 광주 화정지구의 경우 최근 법원 판단에 의해 사업이 중단됐다. 애초에 추진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공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평화지구도 그럴 위기에 처했다. 성과에 눈먼 공무원들이 그 책임자요 원흉이다. 서류에 하자가 있다는 것도 속 타는 주민들이 일일이 비교해서 발견했다.

주민들의 호소에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13년 전 책정된 보상금 380억원이 그대로 유지되는 황당한 일이 일어나도, 턱없는 보상에 나갈 곳이 없어 길거리에 나앉을 판이어도, 절차에 중요한 하자가 발생해도 묵살해 버린다.

주민들이 기댈 곳은 정녕 아무데도 없는 상황이다. 평화지구에 전쟁보다 더한 아픔이 내려앉고 있다. 평화지구에 평화를 달라는 요구가 시민 전체의 요구로 퍼져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