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는 집단 암 발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함라 장점마을 비료공장의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토지 소유주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0일 열린 장점마을 환경비상대책 민관협의회 제21차 회의에서 홍정훈(변호사) 위원은 공원조성을 위해 소유주와 협상하는 것은 익산시에 불리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우선 공익사업 목적으로 일반재산을 취득해 공원을 조성한 사례가 전국적으로도 없다는 것이다. 이는 당장 공유재산취득 절차를 밟아 부지를 매입한 뒤 공원조성 절차를 별도로 발아야 하는데 행정력 낭비를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홍 위원은 또, 해당 부지를 경매를 통해 9억5천만원에 낙찰받은 소유주는 협상 과정에서 13억원을 요구하고 있는데, 익산시가 낙찰가보다 비싸게 부지를 매입할 경우 감사대상이라는 우려도 표명했다.

특히, 익산시가 협상으로 부지를 매입하려고 고집하다가는 소유주에게 질질 끌려갈 공산이 높다며, 이를 뻔히 알면서도 소유주와의 협상을 강행하는 것은 직무유기라는 지적도 제기했다.

따라서 공익사업 방식으로 공원조성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공익사업법)에 따르면 해당 토지를 강제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익사업 방식은 소유주에게 손실보상만 하면 수용이 가능하고 수용에 따른 이의신청이나 행정소송이 제기돼도 사업의 진행 및 토지의 수용 또는 사용이 정지되지 않기 때문에, 조속한 공원 조성을 원하는 주민들 뜻에도 부합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익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공유재산취득 방식은 감정평가에 의해 매입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소유주와의 가격협상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견해다. 시간과 예산, 행정력을 전부 절약할 수 있는, 공익사업법에 의한 강제수용 방식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