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열풍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익산시 역시 홍역을 앓고 있다.

사무관급 간부공무원이 부하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이나 인격모독성 발언을 지속적으로 한 죄로 해임처분을 받았고, 여기에 불복한 간부공무원이 소송을 제기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개인의 일탈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엄정한 잣대로 기강을 확립해야 할 공직사회가 수년째 범죄의 발생을 묵과하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들을 외면한 행정의 책임도 작지 않다.

조직 내에 구조적인 결함이 없었다면 개인의 일탈이 지속됐을 리 만무하다. 조직 전반에 대한 과단성 있는 조치가 시급하게 요구되는 이유다.

사안에 대해 경징계 요구를 하며 이미 한차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한 익산시다. 특히나 성범죄에 대한 잘못된 후속조치는 2차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는 자살 충동까지 느끼며 울분을 토하고 있는 피해 여직원들이 문제의 간부공무원 복직을 여전히 두려워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진행 중인 해임처분 취소소송에서 익산시가 반드시 승소해야 하는 당위이기도 하다.

뒤늦게나마 용기를 내 형사고소에 나선 일부 직원들로 인해 진행될 형사사건과는 별개로 익산시는 반드시 승소를 따내야 한다.

이와 함께 철저한 피해자 보호체계가 구축된 상태에서 실효 있는 전수조사와 후속조치가 이뤄져야 하고, 다시는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지역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공직사회다. 그 구성원들이 건강하지 못한다면, 매일 맞닥뜨려야 하는 상관이 두려운 존재가 된다면, 그들이 추진하는 온갖 사업 또한 건강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

이제라도 잘못을 바로잡을 의지가 진정으로 있다면, 익산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