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믿을 수 없는 악취에 휩싸였다.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에 대한 운영을 맡고 있는 민간업자 ‘뉴워터’에 약 80억원의 손해배상을 했다는 게 드러나면서부터다. 왕궁지역의 가축분뇨를 처리하려고 만든 업체인데 처리하는 분뇨보다 피 같은 세금을 쏟아 붓는 게 많아 보일 지경이다. 과히 똥통에 빠져 냄새를 풍긴다 할 수 있는 행정이다.

민간투자 사업이지만 분명 익산시가 운영비를 내는 입장이다. 뉴워터는 계약기간 동안 시에서 요구하는 분뇨를 적정하게 처리하고 그에 합당한 비용을 청구해 받으면 될 일이다.

그런데 뉴워터는 사사건건 익산시에 소송으로 대응하며 그 결과를 손에 쥐고 익산시를 압박하는 것을 즐기고 있는 듯하다. 물 타기 논란, 배출수질기준 초과 등 법 위반 사실은 아무렇지도 않게 치부했다.

그에 대응하는 익산시 행정은 범 앞 하룻강아지였다. 단호히 대처하지 않거나 아예 함께 춤을 추며 보조를 맞추는 것으로 보였다. 건립 당시부터 받아야 할 지체상금 수십억 원을 못 받았으며 이제는 80억원의 손해배상금도 팍팍 물어주고 있다.

잦은 소송은 이자와 재판 비용 같은 예상치 못한 비용을 파생시키기도 했다. 그렇게 갖다 준 돈은 모두 세금이었다.

소위 눈 먼 세금이라서 그런지 아깝지 않은 듯했다. 재판 결과가 그런 걸 어떻게 하냐는 항변은 차라리 맞춤형 핑계에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합법적으로 돈을 넘기기 위한 즐거운 패소였다는 소문이 나돌 만큼 한없이 무기력한 행정이다.

이런 사실을 지적해도 행정은 업체와 맺은 협약을 들먹이며 순한 양 행세를 한다. 그러다보니 업체에 끌려 다니며 ‘삥’을 뜯기는 신세가 된 것이다. 업체 측이 소송을 걸면 ‘어서 옵쇼’하고 금고를 열어야 한다. 애초부터 불합리한 협약을 맺은 책임도 익산시에 있다.

그러나 이미 협약 자체가 원천무효임이 드러났다. 익산시의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민간위탁은 협약 자체가 무효다. 의회 심의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협약의 형평성도 심하게 기울어진 채 맺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왕궁지역의 가축분뇨는 배출원 자체를 없애는 것이 환경부 방침이다. 처리할 분뇨도 없는 시설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을까.

앞으로도 십몇 년 동안 온갖 혈세를 갖다 바치기보다 협약을 해지하고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잘못된 협약과 소극적인 소송대응 및 손해배상으로 인한 혈세 낭비에 대한 책임도 끝까지 물어야 한다. 그래야 온갖 악취에 시름하는 익산시민의 머릿속이 조금이나마 맑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