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예술의전당이 개관 2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여전히 돈먹는 하마를 벗어나지 못한데다, 돈키호테식 마이웨이 일변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익산예술의전당은 지난 한 해 동안 55억3천만원을 썼다. 이 가운데 준공연도부터 20년 동안 매년 지급해야 하는 BTL 임대료 32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예술의전당 대공연장 및 미술관 관리·운영비가 23억3천만원에 달한다.

반면, 지난 한 해 총수입은 3억4천만원에 불과했다. 익산예술의전당이 전국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운영미숙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실태다.

익산예술의전당은 고품격 복합문화공간이다. 오페라·뮤지컬·클래식·콘서트·연극·무용 등을 관람할 수 있는 1,202석 규모의 대공연장을 보유하고, 미술관과 편의시설 등을 두루 갖췄다.

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 대공연장 객석 점유율이 58% 수준에 그쳤다. 운영비 대비 수입비율은 6.3%로 나타났다.

익산시는 당초 예술의전당 용도로 '지역 문화예술의 거점공간'을 강조했었으나, 그 취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지역특성을 살린 전시회, 지역 관광자원 연계 및 기업체·청소년·가족 단위 프로그램 개발, 자체 기획공연과 국내외 유명공연 유치 등을 통해 문화예술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시키겠다는 게 건립 목적의 한 축이었는데,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한 공연은 극미한 실정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익산예술의전당이 대관을 통해 대공연장에 올린 공연은 41건이 전부인데, 이 가운데 21건이 외부 공연업체에 대관해 주거나 유료공연을 유치한 것이고, 19건이 지역 단체에 대관됐는데 대부분 단체별 발표회 수준의 공연들이었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역량을 함양하고, 시민들의 지역 내 문화예술 향유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적극적인 기획이 전무한 것이다.

이는, 시 직영체제로 운영되는 탓에 전문성과 유연성, 창의성 등이 취약하고 외부상황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초래했다.

또, 저조한 성적은 홍보미숙과 획일적 사고에서 기인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개관 3년 차를 맞이해 익산예술의전당의 환골탈태를 주문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