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익산을 떠났던 귀금속 관련 기업이 다시 익산으로 돌아온다는 유턴기업은 거짓된 망령에 불과했다. 몇 개의 기업이 돌아온다는 계약을 하자마자 곧 수백 개의 유턴기업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라고 떠들던 자들은 현재 성적표에 대해 뭐라 말할 텐가.

익산시는 2012년 주얼리 기업 21곳을 유턴시킨 혁신사례를 발표해 ‘기업사랑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현재까지 불과 8개의 유턴기업이 주얼리 산업단지에서 가동 중이다. 이런 사실을 국무총리는 알기나 할까. 익산시는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MOU로 정부를 속여 상을 타내고 3,000명의 고용효과라는 사탕발림으로 익산시민을 속여 헛된 기대를 갖게 했다. 행정이 넋이 빠진 게 아니라면 다른 어떤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

익산시는 그동안 유턴기업이라는 환상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환상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중이다. 도대체 익산시에서 경영하기 어려워 해외로 나간 기업들이 다시 익산시로 돌아올 만한 이유가 뭐가 있을까.

그런 게 있었다면 오지 말라고 해도 돌아왔을 게 틀림없다. 그러니 익산시는 편리한 방법으로 세금을 들이는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익산시는 제3산단 주얼리유턴기업 단지 내에 총 181억 원을 들여 패션주얼리공동연구개발센터를 건립했다. 말이 연구센터지 기업들이 제품을 생산할 때 도금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일종의 기업 지원 시설이다. 쉽게 말해 중국보다 싸게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테니 익산으로 돌아오라는 미끼인 셈이다.

헌데 유턴 대상 기업들은 꿈적도 않는다. 그 얘긴 기업들이 익산시로 생산시설을 옮길 만큼의 매력이 없다는 얘기다. 이제 어쩔 텐가. 기업의 생리상 더 큰 이익을 제시해야만 움직일 테니 또 다른 지원 방법을 고려할 것인가.

세금을 들여 기업의 수지타산을 맞춰주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다. 복잡한 과정을 정리하면 그냥 돈을 쥐어주는 것이다.

어찌 보면 건전한 시장경제 원칙에도 벗어나는 일이다. 그럴 거면 익산이 싫다고 떠난 기업에 목매달 것 없이 국내에 남았던 기업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주얼리 산단의 연구센터에 매년 8억 원이 넘는 익산시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익산시는 당연한 듯 형식적인 공모절차를 거쳐 주얼리기업으로 구성된 협동조합에 위탁했다. 헌데 해당 협동조합은 직전에 센터 운영을 포기해 능력조차 의심되는 대상이다.

애초부터 주얼리 기업들에게 할당된 일종의 특혜라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익산시는 연구센터 운영을 위탁해 놓고도 매년 추가 예산을 투입하기를 망설이지 않았다. 2016년 익산시는 1억9,000만원의 추가 예산을 들여 도금장 약품을 교체하고 소모품도 사들였다. 적자가 나면 익산시가 나서 메워 주는 셈이다. 주인 이름이 적히지 않은 돈이라고 세금을 아깝지 않게 쓰는 행정이다.

익산시는 애초 상상하던 대박과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이라고 강변한다. 그 말을 뒤집으면 고작 신기루에 기대 수백억 원의 세금을 갖다 쓰고 매년 수억 원의 세금을 더 갖다 쓰고 있다는 말이다. 넋이 나간 행정이 아니라면 정당한 서류가 아니라 환상 따위에 기대 일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 자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