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송동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건축에 대해 여러 우려스러운 점이 제기되는 가운데 익산시의 건축·교통심의위가 이 계획을 조건부로 통과시키며 사실상 추진이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저층부 상가 포함 총 38층 626세대의 공동주택 4개 동이 세워질 이 계획은 그 높이만 125m나 되는 초대형 건축으로 지역 생활권을 비롯해 익산시 전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그러나 건축계획에 대해 익산시가 보여주고 있는 입장은 시종일관 ‘개발우선’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 가장 우선시 돼야 할 익산시민들의 행복추구와는 거리가 먼 낡은 행정행위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모르는 척하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내일 일어날 일을 그때 가서 해결할 문제로 치부한다면 결국 시민들에게 그 피해를 감수할 것을 요구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익산시는 해당 지역 신축 계획이 추진되는 것이 알려진 이후 경관심의와 1차 건축·교통심의 동안 어떠한 의견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고층건물이 들어설 경우 어디에 그늘을 드리우고 어떤 주변 영향이 있는지 시민들에게 알려주지 않고 진행한 셈이다.
만약 법과 규정에서 요구되지 않는 일이라고 발뺌한다면 지난 9일 주택과에서 연 주민공청회는 또 무슨 목적인지 밝힐 일이다. 10일 오전에 열릴 심의를 하루 앞둔 전날 오후에야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겠다는 것을 누구더러 믿으란 말인가. 찬·반 논란이 벌어지니까 그제야 형식적인 의견수렴 과정을 끼워 넣은 자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단언할 수 있는 것은 공청회에서 나온 주민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심의 결과 때문이다. 공청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건물이 들어설 경우 받게 될 교통 혼잡 영향과 주차대란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해결책을 요구했다. 사업설명을 맡은 설계사는 이에 대해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공청회를 주최한 주택과도 시행사 측이 법정기준 이상으로 주차대수를 확보했다는 등 주민들을 설득하는 모양새였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부분에 대한 대안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튿날 건축·교통심의위는 조건부라는 단서를 달아 의결했다. 그 조건은 사소한 입주자 편의에 관련한 문제에 치중됐다. 주민들이 요구했던 교통대란 문제와 주차문제 등에 대한 반영 없이 통과시켜준 것이다.
공청회에서 한 시민이 주민들을 향해 말했다. 큰 건물이 들어오면 집값이 상승하고 ‘랜드마크’가 될 텐데 왜 반대하느냐고. 익산시도 그와 같은 개발논리에 빠져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개발우선 논리는 일부의 이익을 위해 다수의 피해를 양산하게 되리라는 점에서 행정이 걸어가야 할 길이 아니다. 시민이 우선되는 행정이 바른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