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물로 혈세 퍼붓는공공의 적들

익산시청이 담당하고 있는 임무 중 최우선은 시민들의 안전이다. 각종 재난이나 사고, 범죄, 환경문제 등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안전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행정의 모든 역량이 집중돼야 한다.

그런 일환으로 익산시는 매년 방범용 CCTV를 지역 내 곳곳에 설치해 범죄발생을 예방하고 있으며 2011년 모현동에 구축된 통합관제센터는 익산경찰서와의 공조를 통해 범죄사건 해결에도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익산시 전역에 설치되고 있는 CCTV의 대부분을 한 업체가 도맡아 설치하고 있던 것이 드러났다. 해당 업체가 CCTV 카메라를 설치하기 위한 각종 설비를 비롯해 설치공사까지 일괄해 독점해 온 것이다.

익산시는 해당 업체가 지역 내 업체이며 우수조달제품으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수의계약을 통해 계약해 왔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들여다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지점이 수두룩하다.

일단 해당 업체는 CCTV설비 중 카메라만을 직접 생산하는 업체다. 특허기술인 관제프로그램이 있지만 통합관제센터와의 호환문제 등에 어려움이 있어 사실상 불필요한 기술인 셈이다.

그런데도 익산시는 해당 업체에 카메라와 함께 설치 필요 설비들을 일괄로 구매하고 있으며 설치공사까지 맡기고 있다. 이에 해당 업체는 카메라 외에 대부분의 장비를 타 회사 제품을 가져다 납품하고 있다.

우수조달제품이라는 이유로 납품단가도 비쌀 수밖에 없다. 예산낭비의 전형이며 특정 업체에 일감을 독점시키는 모양새는 업체와의 유착에 대한 의혹마저 발생하는 지점이다.

전주시를 비롯한 타 지자체에서 CCTV 설치를 위해 물품구매와 설치공사를 분리하고 경쟁 입찰을 통해 설치하는 것과 대비된다. 공무원이 직접 성능과 호환성, 필요한 장비와 재질 등을 꼼꼼히 따져 불필요한 예산을 아끼는 한편 시민들에게 더욱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것은 기본이다. 다른 예산도 아닌 시민안전을 위한 예산이 시민들의 뒤통수를 치고 새나가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