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태우면 각종 화학물질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에 환경당국은 연소가스를 배출하는 굴뚝에 측정 장비를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감시한다. 그러나 그것은 최소한의 예방책일 뿐이다. 다이옥신과 같은 맹독성 물질이 뿜어져 나온다 해도 배출을 막는 장치는 없다. 책임자를 사법처리 한들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환경오염 문제는 소극적인 대처가 가장 위험한 법이다. 선제적이며 적극적이고, 가능한 한 정밀하고 심도 깊은 접근이 우선돼야 한다.

그러나 익산시는 신재생자원센터 가동 이후 배출되는 오염물질 관리에 너무나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 법적 의무사항조차 납득하기 어려운 핑계를 대가며 제때 진행하지 않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환경상영향평가는 2015년에 실시됐어야 했다.

익산시는 소각장 건설 후 사후 환경영향평가에 7년 동안 14억을 썼으며 매년 환경부가 실시하는 토양오염 실태조사에도 여러 번 포함됐다. 그러면 과연 소각장이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어떤 지역에 어떤 항목을 어떻게 조사했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소각장의 경우 굴뚝 높이에 따라 반경 2.8km가 직접적 영향권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법은 반경 300m까지를 조사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소각장을 가동한지 8년간 매일 200톤의 쓰레기를 태우고 있으면서 현재까지 직접 영향권에 대한 조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영향권에는 대규모 인구 밀집지역이 포함돼 있어 경악하게 된다. 쓰레기 소각에서 발생하는 다이옥신은 맹독성 물질이며 잔류성오염물질이다. 굴뚝에서 기준치 이하로 검출된다 하더라도 수년, 혹은 수십 년 동안 배출된다면 결국 특정 지역에 쌓이게 된다. 누적된 다이옥신은 인체에 흡수되고 몹쓸 병을 유발한다. 익산시민들이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독극물에 노출돼 죽어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익산시는 소각장 건설 이전과 이후의 토양오염도를 비교할 데이터조차 없다. 분리수거된 쓰레기가 아니라 과거에 야적한 압축쓰레기를 태우면서도 무사태평이다. 수만 명의 시민들 가까이에 소각장을 짓고도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익산시는 이제라도 토양오염도 조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비교할 데이터도 없이 문제가 터지면 소각장의 영향인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도 알 수 없게 된다. 시민의 안전이 우선이라면 땅을 살피길 바란다. 땅이 죽으면 식물도 죽고 사람도 죽는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