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공무원이나 익산시의회 의원들이 하는 일 가운데에는 여러 연수를 통해 타 지자체나 해외의 우수 사례를 배운 다음 이를 익산시에 적용해 시민들을 이롭게 하는 일도 있다. 물론 공적인 일이므로 세금으로 이뤄진다.

그러한 업무를 일컬어 ‘벤치마킹’이라고 부르는데, 과연 익산시가 ‘벤치마킹’으로 일궈낸 사업이나 정책으로 어떤 효과를 얻고 있는지 돌아보면 허탈하기 그지없다. 대체 그 많은 연수의 결과물은 어디로 간 것일까.

‘벤치마킹’할 우수사례는 수두룩하다. 이웃 자치단체인 완주군의 ‘로컬푸드’가 대표적이다. 로컬푸드는 2017 지자체 생산성 대상에서 우수사례로 뽑힌 4가지 사례 가운데 하나이며 이미 수차례 이상 익산시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아온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익산시의 로컬푸드는 낙제점을 받고 있다. ‘벤치마킹’을 했지만 정작 온전히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고 어설프게 흉내를 냈기 때문이다. ‘벤치마킹’했다고 부르기 민망한 일이다. 그럴 거면 아예 스스로 계획하고 추진하는 것이 백번 낫다.

‘벤치마킹’을 위해서라면 굳이 연수를 떠나지 않아도 충분하다. 발달된 통신기술은 세계 어느 곳과도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현 시대에 다른 지자체보다 뒤처지는 것은 게으른 탓이다. 타 지자체가 시행하고 있는 훌륭한 정책에 대해서는 즉각 받아들이는 것이 가능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능력이 모자라거나 정보가 없어서가 아니라 하지 않기 때문에 뒤처진다는 얘기다.

어떤 사업이 제안되면 공무원들은 가장 먼저 타 지자체에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부터 점검한다. 그런 예가 없으면 없어서 불가능하고, 있어도 온갖 사정을 들어 불가능하다고 손사래를 치는 것이 다반사다.

그런 일을 두고 ‘벤치’를 ‘마킹’할 ‘의지’와 ‘책임’과 ‘소신’도 없으면서 ‘안 되는 이유’만을 찾는 노력에 세금을 들이는 바보짓이라고 부른다. 모쪼록 타 지자체의 우수사례를 받아들이는 데에 경직된 자세를 버리는 것부터 확실한 ‘벤치마킹’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