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라는 도시의 팽창은 중앙동과 창인동 일원인 원도심에서 얻은 에너지가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정작 원도심이 낙후되자 이제는 도시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됐다. 세계 어느 도시에서나 흔하게 나타나는 실패한 도시계획 탓이다. 실컷 자빠뜨려놓고 일으켜 세우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우스꽝스러운 경우가 아닐 수 없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정부도 더 이상 두고 보기 어려워졌다. 이에 정부는 도시재생을 목표로 한 대규모 사업을 계획했으니 바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다. 익산시는 재생이 시급한 세 지역을 공모 신청했고 중앙동 일원의 원도심이 선정됐다.

익산으로서는 획기적인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부채도시라고 불릴 만큼 재정에 여유가 없는 탓에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대책뿐이었던 원도심 활성화에 대규모 예산 투입을 통해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년 50억 원 이상에 부처 협업까지 포함하면 총 330억 원이 도시 재생 사업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익산시는 이번 사업을 마중물로 향후 민자 유치를 통해 지속가능한 원도심 활성화를 이룬다는 계획을 내놨다.

쇠락해가는 도시에 찾아온 유례없는 기회다. 치료가 불가능했던 난치병을 치유할 수 있는 신기술이 도래한 셈이다. 꺼져가던 심장이 다시 팔딱거리면서 뛰게 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천재일우의 기회라도 차버리면 그만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왜 프로젝트의 이름이 도시재생인지 유념할 필요가 있다. 단지 원도심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익산이라는 도시가 다시 생동하도록 만드는 사업이 바로 도시재생 사업인 것이다.

그런 이유로 향후 익산시의 100년 뒤를 내다보는 장기적 안목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단지 몇몇 번드르르한 시설을 갖추는데 사업비를 쏟아 붓는다면 동력을 잃기 십상이다. 단발성 행사에 그쳐서도 안 된다. 도시가 숨을 쉴 수 있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 유입돼 스스로 발전하고 순환되는 기반에 집중해야 한다.

익산시민이라면 누구나 선정되기를 바라며 마음을 졸였을 터다. 기쁜 마음도 들겠지만 자신의 공이라며 생색내는 것은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된 후에 하는 것이 보기에 좋을 것이다. 익산시에 찾아온 새 생명의 기회를 꼭 살려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