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민감한 시기다.

특히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이들의 경우, 일거수일투족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시민들의 눈과 귀에 포착되고 있다는 점에서 행보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야 할 때다.

이런 이유로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전 180일인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지방자치단체장으로 하여금 지자체의 사업계획, 추진실적, 활동상황 등을 알리기 위한 홍보물을 발행·배부 또는 방송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현직의 경우 유권자 상대 활동이나 인지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이점을 갖고 있기에, 타 후보들과의 관계에 있어 공정한 상태에서 링에 오르게 하려는 취지다.

그런 와중에 지난해 12월부터 정헌율 익산시장의 근황과 익산시정을 알리는 어플이 출시됐다. 그중 익산토크 게시판은 정 시장 본인이 올리는 것처럼 비쳐지는 글들이 대부분이다.

겉으로 드러난 사실은 ‘팬심에서 우러난 지지 차원’이다. 한 시민이 정 시장 팬이어서 개인적으로 만들었고, 정 시장에게는 어플 출시 사실만 알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팬심의 주인공이 익산시 공식블로그 및 SNS 관리·운영을 맡고 있는 용역업체의 대표라는 점이 석연치 않다.

아무리 팬이라고 해도 정 시장이 직접 말하는 형식의 글을 작성해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행위는 선거법 위반의 소지가 크다.

게다가 이 같은 문제점을 알게 된 정 시장의 태도도 납득키 어렵다.

어떻게 운영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게 해명인데, 자신을 주인공으로 해 불법 선거운동이나 다름없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는데 모르쇠 타령인가.

실수라 하더라도 죄가 되는 시기다. 모르고 있었다는 것도 무책임에 가깝다. 게다가 이제 알게 됐다면 사칭 여부를 살펴 팬의 죄를 물어야 할 판이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조급해지는 마음은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이들이라면 모두 마찬가지일 테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누가 먼저 실족하느냐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