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시골마을에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땅을 놀리지 않는 것은 물론 불안정한 수익과 노동에서 벗어나 안정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편으로 ‘햇빛농사’로 불리는 태양광발전산업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친환경에너지산업으로 꼽히는 태양광발전사업에 익산시도 일찌감치 손을 뻗었다. 시의회는 더 열성적으로 집행부가 태양광산업 발전에 대한 의지가 없다면서 지속적으로 확대를 요구했다. 까다롭게 굴지 말고 되도록 태양광발전소를 지을 수 있도록 허가를 내주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밀어붙이는 사이 엉뚱한 곳에서 곪은 것이 터졌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 익산시 공무원이 부당하게 태양광발전소 허가를 내주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허가를 내주기 위해 한전 직원을 비롯해 업자 간에 짬짜미를 한 흔적도 드러났다.

결국 감사원은 담당 공무원에게 ‘정직’이라는 중징계를, 그리고 관련 결재권자에게는 관리 소홀 책임으로 ‘주의’의 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이미 세워진 발전소들이다. 부당한 허가로 밝혀진 69곳의 발전소 중 30곳이 허가가 나가서는 안 되는 지역에 있다. 국가 전력계통에 연계를 해서는 안 되는 곳에 발전소가 세워진 것으로, 이제는 국가 기간망에 위험요소가 되고 말았다. 시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중대 문제가 됐다.

이렇게 심각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담당직원 임의의 결정으로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허가를 위해 필요한 기술검토를 피하기 위해 한전 측 직원과 특정 신호를 주고받았던 흔적도 드러났다. 심지어 한전 측 직원이 차명으로 발전소를 운영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런 무분별한 허가가 가능했던 것은 결재권자들이 눈을 감고 있던 탓이다. 책상 위에 올라온 서류만 들춰봤기 때문이다. 직접 허가과정을 챙기고 확인하는 과정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속임수로 결제과정을 쉽게 넘어갈 수 있었던 구조였다는 얘기다.

그러니 일개 공무원의 문제가 아니라 허가를 내준 익산시 전체의 문제다. 어느 부서에서나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허가권은 익산시가 최종적인 책임을 진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므로 단순히 몇몇 공무원의 징계처리로 마무리될 일이 아니다. 재발 방지를 위한 익산시의 허가절차에 대한 정비와 공직기강 확립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