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당 익산 갑지역위원회 위원장인 이춘석 의원의 거취 표명 및 익산시장 재선거와 관련한 '갑질'이 도를 넘었다. 그는 특정 인물을 더민주당 익산시장 후보로 전략공천 하는 것을 시사하는 공개 발언에 거리낌이 없고, 특정예비후보가 더민주당 경선에 참여하는데 대한 거부의사 피력을 주저하지 않았다.

특히, 이 의원은 정작 전략공천 대상으로 거론된 당사자와의 확고한 합의도 없이 그의 실명을 공표했고, 그가 불출마를 선언하는 바람에 지역 정치권이 혼란에 빠졌다. 이춘석 의원의 재선의원 답지 않은 경솔한 행보가 지역정가의 입길에 오른 이유다.

그는 지난 10일, 더민주당 익산 갑지역 시·도의원들과 당직자들이 모인 당 사무실에서 김수흥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을 거명하며 "경쟁력 있고 참신한 후보를 영입하겠다"며, 전정희 의원과도 이미 이야기가 된 상황인 만큼 11일 오전 당 대표를 찾아가 지역 양 국회의원의 판단을 존중해 달라는 입장을 전하겠다는 뜻을내비쳤다.

후폭풍은 거셌다. 더민주당 익산시장 예비후보로 3명이 등록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야합', '구태답습', '부적절한 처신' 등의 비판이 쏟아지면서 이춘석 의원의 도덕성이 도마에 올랐다. 그런 와중에 전정희 의원은 김수흥 씨 건에 대해 이춘석 의원과 어떤 합의도 한 바 없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됐다.

이 사태는 결국 김수흥 수석전문위원의 '불출마' 분위기로 귀결됐다. 그러나 이번 여진은 오는 4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설령, 이춘석 의원의 해명대로 "참신하고 전문성, 경쟁력을 갖춘 인물을 영입하려는" 행위일 수도 있지만,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라는 비판에 더 무게가 실린다.

이춘석 의원은 또 지난 13일 전라북도의회 브리핑룸의 기자회견에서 이한수 전 시장과 관련해 "한번 시민의 심판을 받는 만큼 다시 출마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더민주당 익산시장 후보로 등록하지도 않는 이 전 시장에 대한 언급은 피했어야 옳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춘석 의원은 재선의원인데다 더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라는 중책을 맡고 있어, 그의 말은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 의원이 '탈당하지 않고 더 민주당에 남겠다'는 거취 표명을 전주에 가서 해야 했던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그를 뽑아 준 익산시 유권자들은 의아해 한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탈당 기자회견을 할 때 국회 정론관에서 한다"며 정당성을 강변하지만, 이는 '탈당'이라는 상태 변화와 '잔류'라는 상태 유지를 동일시 하는 인지상태를 드러낸다.

이춘석 의원에 대한 익산시민들의 기대는 크다. 장차 더민주당 중진이 되어 정치사에 한 획을 긋고, 익산발전을 견인해 주기를 학수고대한다. 그래서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사람의 행동거지 하나하나는 크게 보이며 영향력이 큰 것이다. 더 이상의 경거망동은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