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지역의 가정폭력이 위험수위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에 참여한 익산시민 가운데 60% 이상이 가정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연구소는 이 같은 가정폭력의 본질은 '일상생활 속에서 이뤄지는 강압적 통제'라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사회적으로는 영화나 광고 문구 등에서 여성을 비하하고, 가정적으로는 여성이 남편의 간섭을 감수하도록 강요하는 그릇된 인식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여성들 스스로 결정해야 할 일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남성이 결정하도록 만드는 사회구조와 일상에서 일어나는 남성들의 통제를 마치 남성이 여성을 사랑하는 소이연으로 치부하는 사회구조에서 비롯한다는 게 연구소의 분석 결과다.

통제 유형을 보면, 남성의 여성에 대한 외모 및 옷차림 지적, 즉시 전화를 받도록 강요하는 경우, 여성의 사적인 모임 참석 반대 등이 주류를 이뤘다. 또, 이메일이나 문자를 훔쳐보거나 영수증·은행거래 기록을 검사하고 휴대전화 사용내역을 추적하는 경우도 꽤 있었다.

첨단시대를 살면서도 가부장적 사회의 여성에 대한 편견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자기결정권을 보장받아야 할 개인이 국가의 억제력 밖에 방치되고 있는 현주소다.

이에 대한 연구소의 대안은, 여성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환경 조성과,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피해에 대한 공권력의 적극적인 개입과 처벌 강화, 피해자 보호와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제도 구축 등이다.

무엇보다 지역사회 공동체가 도시브랜드를 격상시키는 주요 의제로 '성적 평등'을 채택하고, 시간의 발걸음에 발맞출 때까지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