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석 의원이 지난 20일 4.13총선 과정에서 빚어졌던 모든 고소고발을 취하할 것을 천명했다. 온갖 네거티브로 점철됐던 선거였고, 그 혼탁 과열의 일선에 있었던 선거 캠프 간 고소고발이 이어지면서, 지역 정치권이 심각한 분열과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상황에서 나온 결단이다.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춘석 의원에 대한 음해는 4년 전에 있었고, 2년 전에 그 망령이 다시 살아나 이 의원의 정치적 입지를 위협했다. 날조된 허위사실 공표는 사법기관의 심판을 받았고, 한 점의 의혹의 여지도 없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도 똑같은 사안의 의혹이 상대 후보로부터 제기됐다. 그것은 방송토론회의 마이크를 통해 순식간에 대량 유포됐다. 이춘석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지켜야 할 도덕성에 깊은 상처를 입었고, 명운을 건 한판 승부처에서 자칫 인생 전체를 망칠 수 있는 위기에 직면했었다.

누군들 그런 고초를 또 겪고 싶겠는가. 당선 직후 마련한 기자 간담회에서 그가 보였던 결연한 의지를 통해 우리는 그가 겪었을 고통의 무게를 짐작한다.

"승자의 관용의 문제가 아니라 저의 정치적 향후 행보, 여기서 제가 물러났을 때 제가 정치적 행보를 할 때 저한테 또 '그때 왜 그랬느냐(끝까지 처벌하지 않았느냐)'라고 다음 사람이 주장하지 않겠습니까."

상대 후보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이 의원이 수차례에 걸쳐 중단을 요구했고, 그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의사표시를 여러 차례 했고, 상대 후보가 본인도 책임을 지겠다면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기에, 명분도 충분히 확보된 고발이었다는 전제가 깔린 의지 표명이었다.

그러나 이춘석 의원은 마음을 바꿨다. 지난 20일 상대 후보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형법상 명예훼손의 혐의로 고발한 일 건을 전격적으로 취하했다. 지역발전에 매진해도 모자랄 판에 끝 모를 다툼과 불화만을 양산하는 선거 후유증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책임의식의 발로였다.

3선 중진의원으로서 갈등 종식과 지역화합의 가치가 더욱 소중하다고 판단했기에, 강온 의견 대립이 첨예한 선대위 내부의 논란을 딛고 대승적 차원의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지역의 3선 국회의원과 민선 6기 새 시장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신호라 할만하다.

그의 결단과 그 배경에 온전히 동의한다. 부디 시민의 여망에 부응하고 용서와 화합의 대의를 세우기를, 포용 상생의 길을 열어 치유되는 익산을 만들어 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지나친 과열로 갈등과 분열만을 남겨 모두가 패배자가 되는 선거는 이번이 마지막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