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농정국 신설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안 용역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보고를 받은 익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혹평을 쏟아냈다. 익산시의 실정이나 지역 특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행정기구에 대한 전문적인 검토가 결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조직개편안 주요내용을 보면, 환경녹지국 산하 4개 과 중 녹색환경과와 청소자원과는 물환경사업소로 명칭이 변경되는 상하수도사업단에 편입하고, 산림공원과 중 산림분야는 신설되는 농정국으로, 공원분야는 도로관리과로 편입한다. 농정국에는 편입되는 산림과 외에 농촌활력과를 신설하고 농업기술센터의 농업정책과와 농산유통과(농식품유통과), 축산과를 편입한다.

하지만 녹색환경과나 청소자원과는 물환경사업소의 기간부서인 상수도과나 하수도과 같이 수익을 발생시키는 부서가 아니다. 그래서 회계운용 구분이 다르다. 이들 부서를 합쳐놓으면 관리체계가 양분되어 행정력을 낭비하게 된다.

신설하겠다는 농촌활력의 업무는 기존 농업정책과나 농산유통과 등에서 수행해 온 업무와 대동소이하다. 업무중복을 야기하는 비효율적인 부서 신설이라는 지적을 낳는 이유다.

이 조직개편안은 또, "익산시의회도 제3의 상임위원회를 구성하라는 것이냐"는 성토를 불렀다. 개편안 대로 시행되면 보건복지위원회 소관 3개 부서가 산업건설위원회로 이전되어 보건복지위는 13개과를, 산건위는 신설되는 1개 부서를 포함한 18개과를 감시·견제해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익산시는 최근 막대한 양의 발암물질을 매립하다 적발된 폐석산 파동 및 악취 등 환경분야의 전문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런데 환경녹지국을 폐지한다는 자체가 시대적 요구를 역행하고, 현장과 동떨어진 마인드를 드러내는 것이다.

또한 익산시의 천년 유적들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유적지와 그 주변, 도심을 연계하는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한데, 이번 조직개편안에는 문화관광 분야 보강 방안이 일절 빠져있다.

익산시의회의 중론은 '익산시가 3,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정헌율 시장의 공약에 억지로 짜맞추는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익산시의 과업지시를 지표로 삼는 용역기관의 전문성이 배제된 배경이다.

익산시는 조직개편의 뚜렷한 지표를 세워야 한다. 농정국 신설의 실효성을 담보하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현장 중심의 조직개편 방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