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제3일반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 사업비 가운데 익산시 부담분인 601억원을 국비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는 형국이다. 정헌율 시장이 애드벌룬을 띄우며 장담했던 것과는 달리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정 시장은 2016년 11월 "상당히 희망적으로 본다"고 공표했다. 정치권과의 공조 및 실무진들의 노력으로 연내에 좋은 결실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월에도 익산시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전망이 밝다고 했다.

정 시장의 장담은 실무부서장인 A사무관에서 비롯했다. 그가 국가식품클러스터 단장 직무대리였던 시기 전후로 접촉해 온 정부 관련부처 관계자들이 국비지원을 약속했다고 보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론이 도출될 매 상황에서 번번이 좌절됐고, 그때마다 그는 탄핵정국이네 뭐네 상황핑계를 댔다.

그러면서 공로연수를 앞둔 A사무관은 자신의 공로연수 실시 시기를 늦춰주면 어떻게든 성사시킬 수 있다고 했다. 정시장은 그에게 기회를 줬다. 하지만 그는 공로연수에 들어갔어야 할 2개월 여 동안 현직에 남아 활동하면서 국비지원과 관련한 그 어떤 진전도 이루어내지 못했다.

인사 규칙을 어긴 정 시장은 공직사회 내부의 불만을 감당하던 끝에 결국 지난 4월 4일 A사무관의 퇴직에서 비롯한 수시인사를 단행했다. 시민들을 희망고문하며 큰소리 치던 A사무관은 떠났지만, 정시장은 '원칙을 지키지 않는 시장', '헛발질 하는 무능한 시장'이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는 신세가 됐다.

사실, 산단 진입도로 총사업비 1,604억 가운데 국비 809억원과 도비 27억원은 전부 지원됐다. 익산시가 부담해야 할 사업비만 남은 것이다. 시비를 국비로 전환한다는 발상부터가 무리였던 것이다. 그런 난제를 일개 사무관에게 맡기고 기대를 건다는 것 역시 허무맹랑했다.

산단 진입도로 개설은 서울과의 거리를 33km나 좁히는 등 익산제3일반산업단지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사업이다. 기업유치를 촉진해 부채를 해결할 직접적인 열쇠인 것이다. 헛된 꿈을 앞세우지 말고 최대한 시비를 확보해 사업을 조기에 마무리 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시비 부담을 줄이려는 정 시장의 노력은 칭송할 점이고, 마지막까지 끈기있게 노력하는 점도 높이 산다. 하지만 국비를 확보해서 시비 부담을 줄이는 것은 덤으로 모색되어야 할 부분이고, 그 성패는 일개 사무관의 노력이 아니라 정치권과의 공조에 달려 있다. 사안이 태생적으로 그러하다. 일대 방향선회가 촉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