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익산갑 선거전이 음해 공방으로 혼탁해지더니 급기야 이한수 선거캠프 관계자인 A씨가 흑색선전 목적의 사진을 유포한 혐의로 자택과 자동차에 대한 압수수색을 받아 파문이 일고 있다.

A씨는 지난달 중순께 국민의당 이한수 후보 선거캠프에서 상대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과 불륜관계로 알려진 여자다"며 허위사실을 날조하며 자신의 전화기에 있던 한 여성의 사진을 B씨에게 전송한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이 사진은 공공기관의 벽면에 게시돼있는 한 여성의 증명사진을 재촬영한 것이다. A씨는 이한수 선거캠프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던 인물이다. B씨에게 전송된 사진은 제3자를 거쳐 사진 속 장본인의 남편에게 들어갔고, 남편의 고소를 접수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 같은 사건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4일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새누리당 김영일 후보가 이춘석 의원과 관련한 소문을 거론하고 국민의당 이한수 후보가 '불륜설이 확산된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후보를 음해한 직후, 정치공작의 배후설이 제기된 데 이어 터진 것이어서 심각성이 크다.

그 일련의 토론회 장면을 되짚어 보면, 김영일 후보와 이한수 후보는 우회적 어법으로 이춘석 후보에 대한 가공된 소문을 교묘하게 이슈화하고 있다.

김영일 후보는 수사를 의뢰해 국민의 의혹을 씻으라는 취지로 소문 문제를 들먹였지만, 기실 소문을 빌미로 이춘석 후보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가 다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영일 후보가 발언 곳곳에서 사법처리를 명료하게 하지 않는 이춘석 후보에게 소문의 책임을 전가한데 따른 반응이다.

이한수 후보는 김영일 후보가 던진 '소문'을 '불륜설'로 발전시키고,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식의 의견을 제시하면서, 되레 이춘석 후보가 의문을 증폭시켜 시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식으로 몰아세웠다.

이춘석 후보가 허위사실을 공표한 당사자가 처벌을 받는 등 사법적 판단이 완결된 사안에 대해 더 이상의 음해를 중단해 줄 것을 호소했는데도, 김영일 후보는 짐짓 이춘석 후보를 걱정하는 수사를 동원하고, 이한수 후보는 시민들의 불안을 대변하면서 끝까지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김영일 후보는 뜬금없이 이런 부분(소문)에 대한 청문회를 제안하면서 또다시 소문을 물고 늘어졌다. 이춘석 의원이 "소문은 저하고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김영일 후보나 이한수 후보가 계속해서 그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정치공작적 차원이다"며 법적 검토를 시사했다.

그러나 소문 관련 바통을 이어받은 이한수 후보는 배후설 논란을 문제 삼고 나섰다. 이춘석 후보 캠프에서 음해로부터 이춘석을 지켜달라는 카톡을 발송하면서 '음해세력', '흑색선전', '추악한 모략' 등을 제기했는데, 누구를 가리키는 것이냐고 이춘석 후보를 압박한 것이다.

카톡 내용에 이한수 후보를 지칭한 부분을 문제 삼았고, 이춘석 후보는 이에 대해 사과하는 상황에까지 밀렸다. 그런데 이한수 캠프 관계자가 이춘석 후보를 음해할 목적의 사진을 유포했다가 적발돼 압수수색을 받은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유포의 규모와 무관하게 중대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경찰이 견지해야 할 지표는 이번 선거를 흑색비방으로 얼룩지게 하고 혼탁한 국면에 빠뜨린 세력을 발본색원해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바로세우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