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폐기물행정의 사각지대로 전락했다. 1급 발암물질인 비소를 함유한 지정폐기물 수만 톤이 폐석산 복구지에 매립됐다. 폐기물내의 비소 농도는 법정 처벌 기준치의 9.46배를 초과했다. 이곳에서 흘러내려 고인 침출수 웅덩이 물의 비소 농도는 53배를 초과했다. 이 폐석산의 유수가 혼입되는 하천수 비소 농도는 9배가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익산시와 주민협의체가 공동으로 중앙환경수사단의 조사결과 발표에 따른 현장 검증에 나서면서 속속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익산시는 '모르쇠' 행정기관의 대명사가 됐다.

시료분석 과정에 입회하고, 과태료 처분을 두 차례나 하고, 해당 폐석산 주변 토양에서 비소가 검출 된 사실을 조사기관으로부터 통보받고 이를 홈페이지에 게시까지 했으면서도, 비소가 매립된 사실을 아예 몰랐다고 부인했다. 주민들의 익산시 환경행정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할 수밖에 없다.

그런 와중에 익산시 제2국가산업단지를 지나는 대간선수로 옆 나대지에는 유리섬유와 동물성 유지 등의 폐기물이 무더기로 방치되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주변 토양이 시커멓게 변하고 악취가 진동한다. 실로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다.

특히 이곳은 도심 한복판인데, 8개월 넘게 폐기물들이 적치되어 있었다는 점은, 과연 익산시의 환경이 존재하는가 하는 의구심이 절로 들게 한다. 이 폐기물은 경기도에 사업체를 둔 업체가 익산시 제2국가산업단지 내에서 수거한 것이다.

해당 폐기물을 임시 야적하고 반출하려는 사업자는 이를 익산시에 신고해야 한다. 익산시 담당부서에서 몰랐을 리 없다. 폐기물처리업자가, 시청 청소과에 가면 폐기물이 야적되어 있는 경위를 더 상세히 알 수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그런데 현장에 나온 환경녹지국장은 "현장에 나와 처음 접했다"며 발뺌했다. 폐기물처리업자가 "이미 3개월 전에 익산시청으로부터 치우라는 권고조치를 받았다"고 말하는데도 몰랐다고 부인한다.

업자의 말이 맞다면 익산시는 왜 3개월 전에 권고하는데 그쳤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익산시 담당부서장이 부인할수록 의문은 눈덩이 처럼 커진다. 사업장 폐기물은 법에서 정한 장소에 처리해야 한다. 이를 위반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있다.

익산시는 이 사업자를 왜 봐 준 것일까. 혹시 뒷거래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의혹이 증폭된다. 이렇게 불신을 받는 조직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정헌율 시장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