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폐석산 주변 폐기물 매립장 인근 지하수 13곳 가운데 8곳이 식수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낭산면 용기리 일대는 10곳 가운데 7곳이 부적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일반세균을 비롯한 질산성질소가 기준치를 몇 곱절 초과한 것이다. 질산성질소는 산소운반을 저하시켜 질식에 이르게 하고 아이가 음용할 경우 사망 위험에까지 이른다.

그런데 이번에는 폐석산 재활용성토매립장에서 1급 발암물질인 비소가 지하수로 흘러들고 있다. 원상복구 못지않게 지하수 역학조사가 시급한 이유다. 또한 산재해 있는 대규모 석산과 폐석산들을 보유한 익산시의 입장에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촉구된다.

잠재하는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것이다. 무엇보다 폐석산 복구계획의 전면 수정에 전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익산시는 2003년부터 무기물질과 흙을 1대1로 혼합하는 재활용성토매립 신고를 수리해 주는 폐석산 복구방식을 수립해 운용해 오고 있다. 이는 흙으로만 복구할 경우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채석업자들의 입장을 수용해준 결과다.

무기성 오니는 지하수를 오염시키 않는다는 전제도 깔려 있었다. 그러나 폐석산의 불법폐기물 매립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폐석산을 이용한 폐기물최종처리업 허가를 신규로 받아내려는 업자들의 불법행위가 난무하면서 업자들에 대한 폐석산 주변 주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했다.

특히, 폐석산이 집중되어 있는 익산시 북부권이 전국의 쓰레기장으로 전락하고, 종국에는 죽음의 땅으로 변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팽배해졌다. 당시 시장은 임기 중에 폐기물최종처리업(폐석산 사설매립장)허가를 일절 불허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익산시는 이후 재활용성토매립사업 신고 기간이 종료 된 기존 폐석산의 복구를 종결시키지 않았다. 처리시설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5개의 사업장에 재허가를 내준 것이다. 익산시 담당 공무원들은 그러면서 사업을 연장허가를 내주거나 신규로 폐기물최종처리업을 허가해준 것은 아니라고 강변해왔다.

익산시는 또, 폐석산 사설매립장인 A업체의 경우 두개의 전문기관에서 시료를 분석한 결과 기준치를 초과하는 중금속이 검출됐는데, 두 기관에서 각각 다른 분석결과를 냈다는 이유로 즉각 폐쇄하지 않고 재실험을 거쳐 계속 운영하도록 허용했다.

익산시가 결과적으로 맹독성 물질을 매립하도록 길을 터준 꼴이다. 이는 당장 모든 사업장을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걸 방증한다.

따라서 더 이상의 연장(변경)허가를 내주지 않는다는 환경정책기조가 확립되어야 한다. 모든 폐석산 복구는 양질토로 이행토록 하는 폐석산 복구정책이 확립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