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의욕적으로 인구 늘리기에 나섰지만,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 정헌율 시장은 취임 직후 각 부서별로 인구 늘리기 추진과제를 수립케 하고 흡인력 있는 추진 동기를 부여했지만, 2개월 동안 반짝 증가세를 보이던 인구는 지난달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 시장은 30만선 붕괴가 목전에 놓인 지속적인 인구 감소세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했다. 동시에 인구 늘리기 실적을 인사고과에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지난 6월 초순부터 익산시의 60개 부서는 전격적으로 인구 늘리기에 매달렸다.

효과가 있었다. 최근 2년 동안 월평균 180명씩 감소하던 인구는 익산시가 인구 늘리기 정책을 실시한 지 한 달 만인 지난 7월에 처음으로 292명이나 증가했다. 익산시는 고무됐다. 전 조직이 사활을 걸고 노력한 결과라고 자화자찬했다. 8월에는 56명이 증가했다.

그러나 석 달만인 지난 9월에는 192명이 줄었다. 9월 말 기준 익산시 인구(30만1,204명)는 가까스로 30만 선을 턱걸이하고 있다. 민선 6.5기의 인구 늘리기 추이가 역전현상을 보이는 이유를 익산시 내부에서는 잘 알고 있어야 맞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단기적 성과에 매달린 탓이다. 익산시가 인구 늘리기에서 주로 성과를 거둔 분야는 익산시에 살면서도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전입신고를 유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처음부터 전입신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였다.

또는 경제활동을 익산에서 하고 있지만 정착해야 할 뚜렷한 이유를 찾지 못하거나, 실거주지를 익산으로 옮기려면 여러 가지 제약을 받는 경우들이었다. 이들의 익산지역 전입신고가 오래가지 못하는 이유였다.

특히, 익산시장의 인구 증가에 대한 조급증은 공무원들에게 위장전입 경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위장전입자가 오랫동안 그 상태를 유지하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익산시는 인구증가 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표피적인 인구증가가 아닌, 지속가능한 인구증가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출산율을 높여 자연증가를 촉진하고, 익산의 메리트를 좇아 전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해야 한다. 실버인구가 살기 좋은 도시개발도 긴요하다.

인구를 늘린다는 것은 쉽지가 않은 일이다. 정주환경을 비롯해 교육, 경제환경, 도시 분위기를 창도하는 문화 등 전반에서 도시를 혁신해야 한다. 중·장기계획이 필요하다. 더디더라도 내실 있게 추진해야만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으며, 도시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익산시의 미전입자 전입유도 정책이 무용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은 제한적인 효과를 거둘 수밖에 없다. '인구 늘리기 말짱 도루묵' 정책을 폐기하고, 전향적인 자세로 인구 늘리기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