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5기 익산시의 장밋빛 이정표를 따라 익산 제3일반산업단지(이하, 일반산단)에 입주했던 패션주얼리 유턴기업들이 경영난을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임계점에 다다랐다.

당초 일반산단에 입주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던 23개사 가운데 15개사가 투자의사를 철회하고 중국에 주저앉은 마당이다. 8개사는 끝까지 약속을 지키며 악전고투했다. 그러나 최근 A사가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도산했다.

A사는 유턴기업 1호라는 점에서 유턴촉진 정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게다가 B사와 C사도 계약상 근로자 고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비정상 운영으로 보조금 환수 대상이 됐다.

유턴기업들의 재유턴 도미노가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유턴기업 정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지금 일반산단에서 가동 중인 유턴기업들은 익산시의 입장에서 특별한 존재다.

투자의향서를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중국에 주저앉은 패션주얼리 업체들은 불황의 늪에 빠진 국제 주얼리 경기에 민감했다. 또, 유턴 과정에서 지불해야 할 비용이 향후 획득할 실익보다 크고 비전도 불투명했다. 그럴 만했다. 당시는 국제시장을 주름잡았던 미국의 메이저급 주얼리 판매업체가 도산하는 등 주문 물량이 급감한 시기였다.

유턴을 결정한 업체들이라고 피해갈 수 있는 현실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은 우리 정부나 익산시의 정성과 열의를 미래의 담보가치로 삼았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익산지역 사람들 300명을 고용하고 꿋꿋하게 버텨주었다. 이들을 지켜내지 못하면 익산시가 앞으로 기업유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다.

이들 유턴기업 모셔오기를 돌아보면 첩보작전을 방불한다. 민선 5기 익산시는 수차례 현지를 방문하며 군불을 지피다가 민간유치단을 구성했다. 민·관은 6개월 동안 열다섯 차례에 걸친 연합작전을 펼쳤고, 결국 23개사의 투자의향서를 받아냈으며, 8개사의 유턴을 이끌었다.

그렇게 공들인 결실이 풍전등화에 놓여있는 것이다. 기업유치는 물론이고 지역발전의 지표가 될 기념비가 속절없이 묻혀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A사를 비롯한 유턴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는 패션주얼리의 핵심인 도금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것이다. 익산패션주얼리연구개발센터 내에 설치된 도금장은 최첨단·최대 시설을 갖추고 가동되고 있는데, 공동 비용배분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일 도금 물량이 많으면 도금 비용이 낮고 물량이 적으면 비용이 높아지는 방식이다. 그런데 현재 입주해 가동중인 업체수 비율로는 도금 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것이다.

국익과 자치단체의 발전에 기여하는 이들 업체들에게 적정한 도금비용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 아닐 수 없다. 익산시를 비롯한 전라북도,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과제다.

일반산단 내 유턴기업들을 지켜내는 것은, 기업유치의 이정표를 남기는 일이고, 지속가능한 동력을 얻는 일이며, 장차 망설이고 있는 중국 현지 업체들의 유턴을 촉진하는 일이다.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