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이 일어났다. AI로 3,203만 마리의 가금류가 전국 각지에서 살처분 됐지만, 익산지역의 가금류 농가에서는 단 한 번의 의심축조차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국토 전역에 불어닥친 피바람의 진원지가 철새도래지인 만경강변의 춘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시 한 번 놀랄 수밖에 없다.

이는 물 샐 틈 없는 재난 대응 시스템의 개가다. 즉각적인 상황실 설치와 초단위로 반응하는 컨트롤 타워, 선제적인 저인망식 방역이 주효했다.

무엇보다 자진해서 방역활동에 참여한 익산시 공무원들이 그 주역이다. 그들은 지난 2개월 여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혼연일체가 되어 일사분란하게 청정익산을 사수했다.

긴장을 늦추지 않은 정헌율 시장과 이지영 부시장의 리더십도 빛났다. 새벽 이슬에 조차 깃들었을 AI를 퇴치하느라 부쩍 늙어버린 그들의 얼굴과 충혈된 눈이 솔선수범의 전범이 되었다.

10년 전, AI의 익산 상륙으로 수십만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 하던 현장을 생각하면, 그 끔찍한 지옥도를 막아낸 그들이 더욱 빛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익산시의 선제적 5단계 방역체계가 전국 우수사례로 꼽히며 롤모델로 떠올랐다. AI 대응의 주무 부처인 농식품부가 익산시를 극찬해 마지 않았다.

익산시의 5단계 방역체계란, 거점통제초소 3개소 24시간 운영, 금강을 비롯한 만경강·어량천 등 철새도래지 매일 소독, 농가 자체소독 철저 및 전담공무원 예찰강화, 철새도래지 인근농가 30개소 및 AI 위험도 농가 23개소 농장 진입로와 축사주변 소독, 조류기피제 살포로 야생조류 농장 접근차단 등이다.

촘촘한 연락망도 한 몫을 했다. 지역 내 가금류 사육 157농가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전화예찰을 하고, SMS를 통해 신속하게 상황을 전파했다.

AI에 대한 청정익산은 시기적으로는 방역체계의 전범이 되었고, 마케팅적으로는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격상시켰다. 이는, 익산지역 농산물의 신뢰도와 도시의 안전성을 담보한다.

그 가치는 산출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익산시 공무원들의 노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AI 발생 원인으로 지목되는 철새들이 이동할 때까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청정익산을 반드시 사수해 주기를 염원해 마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