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왕궁지역에 조성하고 있는 귀금속·보석산업 클러스터(고도화사업)의 무용론이 나온다.

보석과 귀금속을 판매하는 주얼팰리스 옆에 가공공장과 연구지원시설을 건립, 동종산업의 동력 집적화를 통해 경제 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프로젝트의 산물이 이 클러스터다. 그러나 정작 이 클러스터를 채울 내용이 없다.

최고를 자랑하던 기술자들이 타지로 빠져나갔고, 완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도 없다. 이 귀금속·보석산업 클러스터의 성과를 단순하게 말한다면, 생산자가 직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소비자들이 최고의 제품을 값싸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전국의 관광소비자들을 유인하는 핵심이다. 그런데 익산지역의 귀금속·보석가공업체들이란 대부분 부품을 세공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형태다. 클러스터의 당초 취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는 구조인 것이다. 그나마 대기업과의 출혈 경쟁으로 피폐할 대로 피폐해진 영세업체들이 대종을 이룬다.

이는 직판장이어야 할 주얼팰리스를 판매상인들이 점령하게 된 배경이다. 타 지역 제품 판매를 30% 이하로 제한한 '익산시 귀금속·보석산업 육성에 관한 조례'를 위반할 수밖에 없는 현주소다. 한마디로, 조례를 위반하고 있는 상인들에게 패널티를 주거나 퇴출시키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익산시는 이 클러스터 조성사업에 120억원을 쏟아부었고 내년 2월에 완공할 예정이다. 또 매년 40억 원 정도를 보석산업 활성화 사업에 쓰고있다. 그러나 익산의 귀금속·보석산업 구조상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닐 수 없다.

정책을 근본적으로 수정하지 않으면, 현행 정책이 혈세 낭비 뿐 아니라 아류 귀금속·보석 구멍가게 도시로의 전락을 부채질하는 꼴이 될 게 뻔하다. 가격경쟁력을 갖춘 완제품 생산 업체를 육성한다던지 최고의 세공기술자들을 보유한 업체들을 집중 지원한다던지 하는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보석도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우선 내실을 기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기치로 하는 사업들을 발굴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하는 일이 다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