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공무원노동조합이 공로연수를 앞 둔 선배 공무원들에게 좀 더 일해달라고 호소했다. 박 시장의 인사 전횡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공로연수는 당사자가 이수를 부동의 하면 실효성을 상실하기 때문에, 말년 공무원들이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으면 새 인사요인도 발생하지 않는다는데 착안한 하위직 공무원들의 요청이다.

익산시 노조는 최근, 박 시장이 간부회의석상에서 7월 인사의 뜻을 내비치자 그 부당성을 제시하며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공무원들에 대한 실·과·소 단위장 및 국·소·단장의 근무성적 평가는 6개월 동안 이루어지고 그 익월에 결과 집계와 결재가 이루어진다. 이 근무성적은 인사위원회에 회부되며, 인사위원회는 이를 토대로 인사를 단행한다.

그래서 1년에 두 차례 실시되는 정기인사는 2월과 8월에 단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익산시가 올 초에 2015년도 인사운용기본계획을 개편하면서, 인사 단행시기를 2월 및 8월로 못 박은 것은 그런 맥락이다. 최근의 근무성적을 반영해 불만을 최소화하고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였다. 물론 박 시장의 서명이 있었기에 그같은 인사운용계획 개편안이 발표될 수 있었다.

그러나 박 시장은 당선무효형을 선고한 항소심 재판 직후 7월 인사를 재확인했다. 자기부정이다. 하반기 인사를 상반기 인사 때의 근무성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익산시 노조는 박 시장의 이같은 기만행위를 선배 공무원들이 더 이상 방관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다.

박 시장은 취임 후 인사를 고작 두 번 했지만, 어느 때 보다 높은 원성을 샀다. 또한 두 번째 인사 의혹으로 경찰의 압수수색까지 받았다. 또한 원심과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은 박 시장의 선거법위반 사건은 대법원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시장이 7월 인사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자, 그 배경에 의혹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무튼, 공로연수는 후배들을 위해 선배들이 조금 일찍 자리를 비켜주는 미덕을 담고 있고, 말년의 휴식기를 가지며 제2의 삶에 적응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우리는 100세 시대에 돌입한지 오래다. 6개월이든 1년이든 정년을 앞둔 공무원들이 노쇠해서 일을 하기 어렵다는 논리는 성립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고급인력을 놀리면서 급여를 주는 폐단을 종식시켜야 한다. 또한 공직사회부터 노년에 진입하는 공무원들의 명예와 전문성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 경륜을 자치단체 발전에 십분 활용하는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