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2015년 하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하자, '말문이 막히는 무원칙한 인사'라는 혹평이 쏟아진다.

익산시는 이번 인사의 네가지 기조로 클린인사를 비롯한 시민을 위한 자기희생과 헌신·능력우선·소외된 공무원 발굴을 내세웠는데, 그 자체가 막연하고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우선, 민선 6기 들어 점령군처럼 요직을 꿰찼던 공무원들이 6개월 혹은 1년 만에 승진 가도를 달리는 줄세우기식 인사가 어떻게 클린한가라는 반문이 강하게 인다.

그리고 자기희생과 헌신으로 승진한 공무원이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명단을 공개하라는 요구도 비등하다. 실제로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시민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고 헌신한 공무원들을 본적이 거의 없다. 시장의 부당한 지시를 이행하는데 자기를 희생하고 헌신한 공무원은 있었어도 말이다. 그로인해 익산시가 뒷감당 못할 일이 즐비하다.

능력우선이라는 항목도, 박경철 시장에 대해 비판적인 익산시공무원노조 죽이기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거나,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라는대로 한 공무원들을 지칭하는 것은 아닌지 적이 궁금하다.

소외된 공무원 발굴이라는 기조는 그 표방하는 자체가 언어도단이다. 능력우선은 네가지 기조 가운데 하나이니, 소외된 공무원이란 뒤처진 공무원이라는 뜻인데, 그런 공무원들을 승진시키는 것이 익산시장이 시민을 위해 할 짓인가.

소외된 공무원 발굴이 '소수직렬을 안배'의 다른 말이라고 강변할 지라도, 열 한개의 사무관 자리 가운데 아홉개는 행정직들이 차지했고, 농업직과 시설직 각각 한 명이 승진했을 뿐이다.

특히, '소외된 공무원 발굴'이 최소한의 진정성을 가지려면, 민선 6기 이전까지 능력을 인정받다가 민선 6기 들어 일선이나 한직으로 쫓겨나면서 보직을 받지 못한 공무원들에게 적어도 보직은 줬어야 한다. 박경철 시장은 100여명이 넘는 6급 공무원들에게 문간방살이를 시키면서 허리 인력을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다.

아무리 외쳐도 듣질 않는 박경철 시장이니, 익산시민들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얼마나 잘못된 인물을 선출했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를 가질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