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철 시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익산문화재단이 김완수 씨가 맡고 있던 '익산서동축제 명예홍보대사'직을 박탈했다.

김완수 씨는 2년 전 홍보대사를 맡은 이후는 물론, 그 이전부터 전국은 물론 남극 등 극지방에 까지 가서 익산시를 알리는 등 애향운동을 열렬하게 전개해 주목 받아 온 인물이다.

그가 찍은 희소한 남극 사진에 서동축제 익산을 홍보하는 카피를 얹어 만든 달력과 엽서가 유명하다. 그는 매년 자비 수천만원씩을 들여 이 달력이나 엽서를 만들어 익산시와 문화재단, 언론사 등과 시민들에게 배포해 왔다.

특히, 이 명예홍보대사는 순전히 무보수 봉사직이다. 웬만한 사람들은 하고 싶어도 못하고, 우리 주변에서 그와 같은 사람을 눈 씻고 찾아보기도 쉽지 않다.

익산문화재단은 그런 사람을 열심히 찾아서 독려해야 할 책무를 안고 있다. 더구나 익산시는 최근 미륵사지와 왕궁터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올렸고, 인적 물적 관광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입장이다. 그런 마당에 박 시장은 자신의 권한으로 김완수 씨의 익산시 홍보대사 자격을 해촉한 것이다. 임기만료라는 게 기껏 내세운 이유다. 애당초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았던 것인데도 말이다.

다만 우리는, 최근 익산시와 서동축제 제전위가 추진 주체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과 김완수 씨가 서동축제 제전위의 공동위원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익산시는 김완수 씨의 사업장에서 무허가건물을 적발하고 무허가광고물 단속을 벌였으며, 김완수 씨에 대한 홍보대사 해촉이 곧바로 이어졌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참으로 어안이 막히게 하는 행태다. 보복이라는 주장이 맞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보복이 아니라고 여기기에는 지나치게 우연이 일치한다.

오해받을 짓을 가리지 못할 정도로 치졸한 성정이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마당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익산시장은 모든 것을 본래 상태로 되돌리고, 서동축제를 민·관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을 진정성 있게 검토하기 바란다. 익산시민 대다수도 그것을 바란다.

익산시가 더 이상 추해지면, 박경철을 시장으로 뽑은 시민들이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