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의 첫 번째 방송 토론회는 후보들의 질적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누구보다 비판받을 대상이면서 상대방 흠집 내기를 주저하지 않는 모습들이 가관이었다.

그 면면들을 보면, 혹자는 과거 자신에게 공천을 주고 당선을 도왔던 주군으로부터 등을 돌렸을 뿐 아니라 임기 내내 적대시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신의 정치역정에서 새롭게 만난 주군과 정적이 되더니, 어떤 이유로도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할 전 주군에 대한 흑색선전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주군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기 위해 들이대는 그의 칼이 정작 그의 환부를 도려낼 칼인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근거무근의 비방으로 자신에게 상처를 입힐 '패륜'이라는 양날의 칼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하기보다,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부나방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혹자는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익산시가 곧 망한다"고 거짓말을 해놓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같은 행정가 출신인 상대 후보가 익산시장 적합도에서 자신보다 뒤떨어지는 인물로 매도했다. 그 잣대라는 게 상대 후보가 자신보다 한 계급 낮은 직급으로 공직을 마쳤으며, 종합적이지 않고 전문적인 분야에서 근무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스스로 재정전문가를 자처해 왔다. 중앙정부나 중앙 유수의 공인회계사보다 회계를 잘 알고 잘한다고 했다. 지방자치 사상 초유의 불안을 조장해 도시 기반과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힌 죄업이 크다. 더구나 자기 말이 맞다고 우기면서 여전히 이 도시에서 부정적인 기류를 걷어내지 않고 있다.

혹자는 당적 옮기기에서 독보적인 후보다. 기회주의 정치인의 전형이라는 꼬리표를 달았을 정도다. 그런데 다른 지역구의 경선에서 탈락했다가 부활해 자신의 지역구 본선 상대가 된 후보에 대한 비난을 서슴지 않는다.

물론, 돌려막기 된 후보 당사자에게 문제가 없다는 건 아니다. 다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당적부를 작성해 온 그는 그런 비판을 입에 올릴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가 그들에 의해서 마타도어에 의한 유혈극으로 얼룩질 것이 심히 우려된다. 우리가 그들에게 정책과 비전을 겨루는 선거를 요구하며, 흑색비방으로 당선될 경우에는 임기중에라도 시민들의 힘으로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천명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