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상반기 인사 단행 발 높은 파고가 익산시 공직사회 내부에서 일고 있다. 경찰이 내사에 나설 만큼 익산시 직원들의 불만과 원성이 팽배하다. 이번에는 승진서열부 조작의혹이 그 중심에 있는데, 무리한 발탁인사가 부른 내부갈등이라는 점에서는 지난 2014 하반기 정기인사의 파동과 다르지 않다.

지난번 인사에서는 사무관에서 서기관으로 승진한 A씨가 의혹의 중추였고, 이번에는 주사보에서 주사로 승진한 B씨가 흉흉한 소문의 단초가 되었다. 두 케이스 모두 직전 인사 시즌까지 승진 물망에 일절 오르내리지 않았던 인물들이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7명을 뽑는데 서열 20위 권 밖의 인물을 발탁하는 것과 같은 비정상적인 인사가 공직사회를 흔들어놓은 것이다. 승진서열부 조작은 범죄행위다. 그 진실을 밝히는 것은 사법당국의 몫이니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인사행태가 이대로 계속 이어져서는 안 된다.

공무원들이 인사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순간 일할 의욕을 잃게 된다. 사기는 저하되고 결국에는 무기력한 조직으로 전락하게 된다. 선의의 경쟁룰이 설자리를 잃고 악의의 경쟁룰에 휘말려들고 만다. 남을 밟지 않고는 설 수 없고, 음해가 난무하는 조직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승진과 전보인사의 원칙을 엄정하게 재정비하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그 원칙을 어기는 일이 없도록 빈틈없는 장치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박경철 시장의 균형있는 조직운용이 촉구된다. 인사는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지만, 독단과 전횡을 담보할 수는 없다. 특히나 사조직이 아닌 공조직은 인사의 기본 틀 안에서 경쟁하는 구조다.

신분을 보장받는 공무원이 국민을 위해 충성하도록 유도할 방법은 한가지 밖에 없다.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나가는 것이다. 인사권자가 한사코 인사의 기본 틀을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이유다. 뛰어난 능력을 지닌, 마땅히 발탁해야 할 인물을 발견했더라도 때를 기다리는 미덕을 보여야 한다.

이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인사는 하나가 잘못되면 도미노 처럼 거의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큰 문제를 가리기 위해 그보다 작은 문제를 차용할 수 밖에 없고, 큰 잘못은 그보다 작은 잘못들에 대한 죄의식을 둔화시키기 때문이다. 반드시 하고싶은 것도 공감을 얻을 수 없다면 때를 기다리는 것이야 말로 공조직의 수장에게 요구되는 용인술의 첫번째 덕목이다.

박 시장은 이미 취임 직후 단행한 부적절한 인사로 구설수에 올랐었다. 그 여진이 지금도 가시지 않은 마당이다. 특정 인맥과 학맥 등 신흥세력의 활개와 호객행위로 공직사회가 멍들고 있다는 소리가 무성한 상태였다. 이번 상반기 인사를 신중하게 하라는 조직 안팎의 경고였다.

하지만 그의 두 번째 인사가 승진과 전보 전반에서 첫 번째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를 안고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혹자는 박 시장의 행태에 대해 "보란듯이 일부러 그런 것 같다"고 한다. 혹자는 "골목대장식 사고방식이 아니고는 이렇게 할 수가 없다"고 평가 한다.

"1심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상태로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이번 인사에 한풀이 한 번 제대로 한 것 같다"는 말은 제법 넓게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그 보다 더한 말과 의혹들도 증폭되고 있다. 이런 소문들의 책임은 전적으로 박 시장에게 있다.

근평이 각 주체들에 의해 비공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승진대상자들은 자기의 서열이 어느 정도인지 경쟁자는 어떤지 다 꿰고 있다. 또, 도저히 승진대상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인물이 승진하면 그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는 법이다. 인사권자와 승진자의 관계, 혹은 서로 교감한 정황들이 삽시간에 퍼지는 이유다.

멋대로 해도 공무원들은 잘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태도와 '인사가 만사'라는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인사의 결과가 오늘도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박 시장은 왜 시민이 시장인지, 자신의 당선이 왜 시민혁명인지를 시민들에게 확인시켜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그야말로 환골탈태가 촉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