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철 시장의 항소심 재판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익산 시민들의 입장에서 불행한 일이고, 안타까운 현장이다. 대개의 송사가 개인의 어두운 면을 들춰내고, 인간이 이를 수 있는 비열의 극단을 드러나게 하기에 그것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마음이 편할 리 만무하다.

더구나 최근에는 박시장의 재판 결과에 못지 않게, 법정에서 박 시장을 도운 증인들의 위증 여부에 불안한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공무원 A의 법정 증언이 검찰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진술한 내용과 다른 사실을 계속 들었다 놓았다 하고, 6.4지방선거를 치른 박경철 캠프에서 중역을 맡았던 B씨가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특정 선거법 위반을 자신이 도맡아 했다고 뒤집어 쓴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무원 A는 익산시 소각장을 최종 발주한 담당으로서 검찰에서는, 당시 턴키 방식으로 발주된 소각장 건설업체 선정 절차는 투명했고 비리가 싹틀 틈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서는 실무자와 본인, 과장 등은 50명으로 압축된 평가위원들 명단을 사전에 볼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실무자는 증인으로 나와서 이를 부인했다.

특히 공무원 A는 500명의 전국 평가위원들 가운데 50명을 추리는 일을 시장과 과장이 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하는 등 비리의 실존 의혹 개연성을 높였다. 그를 바라보는 검찰의 눈이 곱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박경철 캠프의 또다른 중역이었고 박 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C씨는, B씨가 작성했다는 문제의 보도자료는 사실 자신이 한 것이라며 관련 자료들을 법정에 제출했다. 그리고 변호인단이 자신을 탄핵하기 위해 '선거캠프에서 존재감이 없는 지위였다'고 몰아가는 데 대해서 C씨는 크게 격노하고 있다.

C씨는 법정 증언 뿐만 아니라, 법정 밖에서도 여러 차례에 걸쳐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을 제시하며 위증 정황을 상대로 싸우고 있다. 이런 일련의 위증 논란은 31만 시민의 대표가 서는 법정에서 비롯하고 있다. 진위 여부를 떠나 시민들을 한량없이 수치스럽게 하는 현주소가 아닐 수 없다.

시장은 익산시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서 일상을 보내는 사람이다. 사법당국은 그점을 중시해야 한다. 준엄한 법의 심판으로 위증죄에 강력한 철퇴를 가해야 한다. 일벌백계의 효과라면 익산에서 이보다 더 클 수는 없다. 그러나 이를 어물쩍 묵인하고 넘어간다면, 익산 시민들의 준법정신은 땅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