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철 시장의 일방통행과 비정상적 행보에 의회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우선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더 많을 것이라는 익산시청 9개부서 함열 이전 사업비가 기획행정위원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의원들간 치열한 설전 끝에 선택한 무기명 투표 결과가 4대 4 동수로 나타나, 함열 차량등록사업소 건물 리모델링비(6억8천만원) 사용 승인이 부결된 것이다. 시청의 일부 부서를 함열에 이전하는 것이 박 시장이 내세우는 '침체된 북부권경제 활성화'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 주요 시각은, 이전 대상 부서의 공무원들이 거주지를 북부권으로 옮길 턱이 없기 때문에 북부권 발전의 요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구내식당을 이용하지 않는 공무원들 일부와 민원인들이 점심을 함열에서 먹는 정도인데, 몇 곳의 식당이 활기를 띨 수 있지만 그 밖에 북부권 활성화에 끼칠 영향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또한, 시장실이 함열에 있으면 북부권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듣는 것이고, 시장실이 남중동에 있으면 북부권 목소리를 멀리서 듣는 것이라는 논리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현장의 실정을 잘 이해하고 적확한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관심'이지 거리에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설령 '가까운 거리'의 이점을 모두 수용하더라도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는 목소리에 설득력이 실린다. 공조직은 백화점식 직무를 나누어 수행하는데, 복합민원이 제기될 경우 조직 일부가 북부권으로 떨어져 나간 상태에서는 업무공조에 장애가 발생한다. 이는 원스톱 민원처리체계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게 뻔하다는 것이다. 행정기관이 급변하는 시대에 발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해 온 민원행정서비스가 퇴행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민선 6기가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기획행정위의 결정 과정에서 나온 설전을 전제한, 북부권 출신 의원들과 도심권 의원들간의 대결구도 시각은 수정되어야 마땅하다. 이번 기획행정위의 결정은 무엇보다 박 시장의 일방통행에 제동을 건 의미가 크다. 고찰하고 묻고 듣는 절차가 생략된 부작용이다. 막연한 정치적인 인기영합을 좇으며, 올바른 질서를 교란하는 것은 주민들을 속이는 것이다. 속여서 얻는 민심은 사상누각이라는 점을 다시 새겨야 할 때다. 박경철 시장은 또, 부채위기를 부풀릴대로 부풀리고 그에 따른 비상체제를 가동하면서 자신의 업무추진비는 허용되는 최대 금액을 편성했다가 의회 상임위에서 34%나 삭감당하는 초유의 상황을 초래했다. 의회가 일관성이 없는 비정상적인 시정운영 기조에 메스를 가한 것이다. 부채를 갚기 위해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선심성·전시성·소모성 예산을 어느 선에서 줄이느냐 일 것이다. 다음은 불요불급한 예산을 조정해 재정을 건전화하는 게 수순이다. 그렇다면 시장이 특정한 몫에 국한하지 않고 거의 임의로 사용하는 업무추진비야말로 가장 우선 삭감 대상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한웅재 부시장은 추경예산안이 의회에 상정되기 불과 사흘전에 '하수도 사용료 현실화' 같은 부채 부담을 시민에게 지우는 부채상환 방안을 발표했었다. 박 시장의 시정은 겉과 속이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박경철 시장은 또한 여기저기서 분출하는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광역상수도체계 전환을 밀어붙이다가 의회의 벽에 부딪혔다. 의회는 집행부가 상정한 익산시상하수도 기본계획 변경 용역비 4억을 전액 삭감한 것이다. 안전한 수돗물을 먹고 있는데, 비싼 수돗물로 바꿔야 하는 까닭을 시민들은 모르고 있다. 시민들에게 설명을 듣고 의견을 말할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로 앞 뒤가 꽉 막힌 민선 6기다. "관선시대보다 못한 시정운영'이라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박경철 시장의 맹성이 촉구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