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2015년도 본예산안을 편성해 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는데, 세출예산이 2014년 본예산보다 283억원 더 늘었다. 또, 불요불급한 예산이 수두록하다. 익산시의회는 이런 비정상 앞에서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박경철 시장이 취임 일성으로 '재정비상체제'를 선언 했었기 때문이다.

소모성 예산을 대폭 줄여 당연히 부채를 상환할 것으로 믿었는데, 거꾸로 지출예산을 전년보다 더 늘리고, 소모성 예산을 더 늘린 사실을 의원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소모성 예산 중에도 언론 홍보비를 증액한 것은 더 의외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눈에 띄는 홍보담당관실을 피해 이른바 언론관리비를 각 부서에 분산 편성했는데, 신규로 편성된 이 예산액이 10억원에 가깝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특히, 증액된 283억원 가운데 생산성이 떨어지는 일반회계에 247억원이 편중되어 있다는 것도 의회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공기업특별회계 부문에서는 78억원이 늘었고, 기타특별회계 부문에서는 42억원이 오히려 줄었다.

익산시의회는 2015년도 홍보예산이 18억7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했는데, 홍보담당관실은 광고비를 비롯한 신문구독료, 신문공고료 등 전반에서 예산을 증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각 부서에 홍보비를 숨긴 항목이 37건에 이르고, 이 가운데 신규로 편성된 예산이 17건에 달한다.

건강한 지역언론을 육성·지원하는 것은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이지만, 긴축재정 없이 재정비상체제를 극복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익산시가 신규 홍보예산을 편성한 것은 너무나 터무니없어 심각하다는 게 익산시의회의 평가다.

또한, '정부광고 시행에 관한 규정'에 ABC발행부수 검증에 참여한 언론사를 우선으로 정부광고를 발주하도록 되어있고 그에 따른 업무지침이 있는데도, 이에 해당되는 언론사에 집행할 홍보비는 일절 편성하지 않고 해당되지 않는 언론사 몫으로는 수천만원씩 편성하는 것은 원칙에도 맞지 않거니와 형평성도 상실하고 있다는 게 의회의 판단이다.

"시장과 공무원들이 엿장수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차제에 이런 전횡을 전면 원천봉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중지로 모아지고 있다. 시장이 익산시 예산을 자기 주머닛돈으로 생각하는 비정상을 철저하게 바로잡아야 한다는 여론이다.

익산시는 의회의 처방과 메스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당장 정신을 차려야 한다. 익산시의회의 결연한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