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는 비판을 도무지 견디지 못한다. 아니, 박경철 시장은 비판에 과민반을을 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공격적인 재갈 물리기로 포악성을 드러내왔다. 걸핏하면 정당한 언론 보도를 형사고소하기를 일삼더니, 의원들이 의정활동 과정에서 제기한 정당한 비판에 대한 협박성 보도자료를 배포하기에 이르렀다.

지난달 21일에는 모현 우남아파트 긴급대피명령과 관련 임형택 의원이 3개월간의 청원심사특별위원회 활동 결과를 토대로 익산시의 진정성 있는 모습을 촉구한 것을 두고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협박성 반박 보도자료를 배포하더니, 또 지난 18일에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박경철 시장의 포브스 대상 수상 관련 의혹제기에 대해 ‘법률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의 반박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같은 의회의 정당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위축시키려는 익산시의 망동에 대해, 의회가 업무보고회장을 빌어 질타하고 나섰다. 그러자 보도자료를 냈던 익산시의 실무부서와 홍보부서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촌극을 연출하는 추태를 보이고 있다.

임형택 의원에 따르면, 경고성·협박성 문구를 적시한 긴급대피명령 관련 보도자료에 대해 주택과에 수차례 확인했으나 주택과에서는 "문제의 문구를 적시한 바 없다"고 답변했다. 임 의원은 "그렇다면, 시정 보도자료 수집 작성 및 제공을 담당하고 있는 홍보담당관실이 실무부서의 보도자료를 수정해 의회를 협박한 것이냐"는 취지로 추궁했다.

그러자 홍보담당관은 "해당 과장과 계장, 주무관의 실명이 표기된 보도자료는 해당 과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해당 과에 문의할 사항", "만약 보도자료가 문제 된다면 해당과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책임을 떠넘겼다.

이렇게 실무부서와 홍보 총괄부서가 서로 핑퐁을 치면서 '무책임'으로 일관하자, 사실은 보도자료를 수정한 장본인은 박경철 시장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불거졌다. 박 시장이 취임한 이후 배포된 보도자료들이 그 내용과 표현방법, 주장의 강도 등에서 행정기관의 견지하는 통상의 수위를 뛰어넘고 있는 것도 그런 의구심에 설득력을 더한다.

의회에서 "민선6기 박경철 시장 취임 이후 익산시의 행태를 보면 민주주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지경" 또는 "면밀한 검토가 선행되지 않은 무차별 반박은 익산시가 스스로를 낮추는 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당한 비판에 대해 건건이 고소고발 운운하며 강경대응을 일삼는 것은 행정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지름길이라는 지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