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법 주정차단속을 위한 CCTV 설치 문제를 놓고 영등제일3차 아파트 주민들과 상가 상인들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주민들은, 상가 주변 도로에 주.정차되어있는 차량들로 인해 출퇴근 시간의 교통체증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이유로 익산시에 CCTV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의 편익을 우선 고려해야 할 익산시로서 마땅히 심도있게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익산시는 또, 생존권 위협을 들며 CCTV 설치를 적극 저지하고 나선 상인들을 외면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가뜩이나 대형마트가 잠식한 상권이다. 게다가 분산된 지역상권은 갈수록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마당이다. 생산기반이 취약한 도시에서의 마지막 선택 중에 하나가 상행위다.

특히,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CCTV의 효용성이다. 익산시는 지난 2007년과 2008년 30여억원을 들여 관내 주요도로 38곳에 CCTV를 설치했다. 이 사업은 뚜렷한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 간선도로변의 주정차를 막아 원활한 교통 흐름을 확보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익산시의 당초 취지는 무색하게 일렬주차의 경우 30분 주차를 허용하고, 중식시간에는 한 시간 주차를 허용하는 바람에 차선 하나는 완전히 주차장화 된지 오래다. 주차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도로를 개설한 꼴이 되었다.

과태료를 부과해 세외수입을 거둬 들이고는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굳이 CCTV를 설치할 필요가 없었다. 지금도 이동단속차량은 굴러다니고 있고,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것이 CCTV를 설치하기 전에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다.

익산시는 영등제일3차 아파트 주민들과 같은 아파트 상인들의 첨예한 대립을 풀 실마리를 찾지 못하자, 사안을 시정조정위원회에 넘기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지 않고는 객관적인 조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 익산시는, 영등제일3차 아파트 주민들과 상가 상인들간의 이견을 좁히거나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중단해야 한다.

만약, CCTV를 영등제일3차아파트 상가 도로변에 설치하고 출.퇴근시간에만 주정차를 단속하는 형식으로 쌍방이 합의를 했다고 가정한다면, 당장 출퇴근 시간의 교통체증은 해소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효과는 잠시 뿐이다. 상가 쪽 상인들은 다른 도로변의 CCTV 운영 방식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CCTV를 설치하고 얼마 뒤면 문제의 도로변은 도로 주차공간이 되고 말 것이다.

행정행위는 형평성에 어긋났을 때 재량권의 일탈 논란에 직면하게 된다. 또,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차량은 국가적인 문제가 된지 오래고, 간선도로변의 주정차를 금하는 대신 이면도로의 주정차를 허용하는 추세다. 문제의 도로가 이면도로에 가까운 현실은 아파트 주민들의 의사와 배치된다. 또한 익산시가 상인들의 뜻을 외면할 수 없는 조건이기도 하다.

따라서, 익산시는 분쟁 당사자들의 이견을 좁히려는 노력에 앞서 고가의 CCTV를 왜 설치 하는가의 본질을 살펴야 한다. 해법은 자율과 통제다. 상인들이 출퇴근 시간의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자발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잘 되지 않는 부분을 익산시가 단속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이다. 조만간 무용지물이 될 CCTV를 설치 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악취 원인 호도하지 말기를 바란다

익산시는 '악취의 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한 여름에는 더욱 심하다. 지극히 불쾌하여 종국에는 분노를 야기하는 냄새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도심 전체가 술렁인다. 견딜 수 없어 집 밖으로 뛰쳐 나가도 냄새를 피해 갈 곳은 없다. 심상치 않은 악취는 삼삼오오 짝을 지으면 반드시 입길에 오르고, 익산시 홈페이지에는 부실 행정에 대한 비난 글이 폭주하고 있다. 주로 특정한 새벽 시간대에는 악취 발생을 신고하는 전화 민원이 빗발치고, 주간에는 악취 앞에 무기력한 행정에 대한 항의 전화가 금쪽 같은 시간들을 집어삼키고 있다.

악취가 극성을 부리던 한 여름, 원인조차 찾아내지 못한 채 속수무책이던 익산시가 200명를 여러개의 조로 나누어 투입하는 '악취 제로화를 위한 발대식'을 가졌다. 환영할 만한 조치다. 하지만 악취를 발본색원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치밀한 단속을 전제해야 하는데, 악취 단속과 환경감시 계획을 여러 채널을 통해 대대적으로 공지함으로써 악취를 유발하는 업체들이 웅크릴 준비 시간을 주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더구나 익산시는 이런 중요한 시점에 그동안 전혀 잡아내지 못했던 악취 원인을 찾아냈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도심으로부터 20여킬로미터 떨어진 왕궁축산단지 인근 익산천이 악취의 진원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타당성이 결여 된 주장이다. 악취는 주로 자정을 전후한 야음을 타고 팔봉동을 비롯한 부송동, 어양동, 영등동을 급습하여 덮치고 있으며, 익산천에 퇴적되었다는 축분 냄새와는 전혀 다른 인분과 흡사한 화학물질 냄새다. 또한, 축분 냄새가 원인이라면 하루종일 악취에 시달려야 하고, 특히 한 여름에는 기온이 상승하는 한 낮이 악취 확산에 더욱 취약한데, 특정한 시간대에만 극심하게 덮쳐오는 악취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게다가, 익산천의 축분이 최근 남중동 일대에까지 범람하는 악취의 원인이라면 익산천에 가까운 시민들은 별다른 악취를 호소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왕궁축산단지는 철거되어야 하고, 익산천은 정비되어야 한다. 하지만 예산 등 여러 문제로 단시간에 해결 될 문제가 아니다. 이런 맹점을 이용하여 애먼 하천에 책임을 뒤집어 씌우고, 사안을 호도하려는 의도가 없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