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마처럼 얽힌 창인시장 문제 청산이 필요하다

재래시장 현대화사업의 전면 재고가 필요하다. 기존의 경쟁력을 제거하고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힌 꼴이 되어 그 효용가치가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역효과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상인들간의 극심한 갈등을 야기하는 요인이 되고있다. 대부분 상인회장이나 집행부의 독단이 문제의 중심에 있다. 사업이 비공개로 추진되면서 갖가지 불신이 싹트고, 결국에는 공공의 사업비를 특정인들이 빼돌리는 불법행위가 표면화되는 경우가 잦다.

부작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상인회장과 행정관청의 담당공무원이 결탁해 비리를 저지르는 경우가 속출하고, 행정관청과 사업에서 배제된 상인들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사례도 많다. 이는 정부와 자치단체의 고민의 흔적이 희박한 예산지원과 상인회에 책임을 전가하는 사업운용 행태에서 비롯한다.

창인시장의 부적절한 환경과 과도한 사업비지출, 특정사업자에 대한 특혜도 그런 익산시의 어정쩡한 태도가 키웠다. 또, 이번에 문제가 된 창인시장 냉동창고 설치 공사도 상인회의 내부 분쟁에서 기인한다. 익산시는 이를 방조했고 극단에 치달은 상인들간의 반목은 정상적인 행정행위를 가로막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기성금을 받지 못한 업자는 냉동창고 설치 공사를 중단하고 장비와 인력을 철수했고, 이 사업은 8개월 여 동안 표류하고 있다.

발단은 냉동창고 부지가 맹지에 가까운 위치에 있어, 토지를 매입할 당시부터 비싼 땅값을 지불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었다. 또, 근간에는 지역업체에 공사를 발주하지 않고 목포에 있는 업체에 발주한 데 따른 의혹이 대두되었다. 이 업체 대표는 상인회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특정인의 주선으로 업권을 따게됐다고 시인했다. 이렇게 난맥상이 대두되고 있지만 익산시로서는 속수무책이다. 이 모든 것이 문제를 초동단계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방관한 데서 기인한다.

더구나 익산시는 창인시장 상인회장이 정관을 떡주무르듯이 개정하고, 상궤를 벗어난 언어도단의 내용이 수두룩하며, 협잡의 의도가 뚜렷한데도 이를 강건너 불구경했다. 표준규약을 지나치게 일탈한 데 따른 지도보완 공문을 달랑 하나 보낸 것이 전부다. 상인회가 10개월이 지나도록 모르쇠로 일관했지만 익산시는 모른 채 하고 있다. 창인시장 상인회장이 자신에게 거의 무소불위의 권한을 부여한 정관이 발효되고 있지만, 익산시로서는 별다른 해법이 없어 보인다.
익산시는 이제, 분골쇄신의 노력 없이는 재래시장의 난맥을 풀어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창인시장은 30억원에 이르는 아케이드 공사에서부터 법질서를 어지럽히고, 무수한 의혹을 야기했으며, 그것이 상인들의 가슴에 크나큰 상처를 입혔다. 향후 재래시장 관련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난마처럼 얽힌 과거의 문제에서 해법을 찾아내고 각종 의혹들을 청산해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앞으로 나아가려면 치유가 선결되어야 한다.

신임 정세현 원광대 총장에 바란다

오는 23일 원광대학교 제11대 총장으로 부임하게 될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익산시민과 대학 구성원들이 잘 알다시피 원광대는 활력을 잃었다.

전라북도와 익산시가 발전도상에서 정체되고, 인구는 유출됐으며,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대학 구성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기반한 원광대 또한 지역의 쇠퇴와 같은 길을 걷고있다.

특히 학생 수가 감소되고 교육과 문화의 생존영역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역의 사립대학은 존폐의 위기에 서 있으며, 많은 사립대학들이 지방을 떠나는 추세에 있다.

원광대는 비록 호남 4대 대학이라는 위상을 갖고 있고, 탄탄한 원불교 재단 위에 서 있지만 지방 사립대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원광대만 피해가지 않는다.

일찍이 정 신임 총장도 피력한 바 있지만, 올해 원광대는 전국 대학 평가에서 74위라는 수치스런 결과를 얻었고, 전북에서마저도 2위의 위상이 위태롭다.

7명의 총장 후보들이 '원광대는 과감한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재단과 교직원, 학생간 소통의 통로가 막혀 있으며, 내실은 외형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이런 상태에서 학내 구성원들과 익산시민이 정 신임총장에게 바라는 것은 소통과 강한 추진력으로 대학 구성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내실을 먼저 다지는 작업에 착수하는 일이다. 그 기반 위에서 학생들은 교양과 실용적 기술을 겸비한 인재로 육성되고, 점차 원광대는 지역민들에게 신뢰받고 지역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교육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본다.

정 신임 총장은 공무원 출신이지만 민간인에 의해 수평적으로 정권이 교체된 국민의 정부 시절 29대 통일부 장관, 참여정부 때 30대 통일부장관을 거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으로서 남북간 평화체제 구축에 기여한 경험이 있다. 그의 이런 이력이 원광대를 변화시키는 동력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