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들이 산적한 익산의 신묘년 벽두다.

하지만 악화된 익산시의 재정으로 인해 주요 숙원사업비가 충분하게 투입되지 못한다.

이런 문제는 중앙정부와 광역단체의 교부금 감축 등의 외부적 요인도 있지만, 부채를 늘리는 사업을 강행하고 꼭 해야 할 필요가 없거나 급하지 않은 사업을 대책없이 벌여 온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민선 4기 익산시의 재정 경색을 부른 사업들을 보면 하나같이 사업의 필요성이 불투명하고, 사업비 확보대책도 막연했다.

또한 그 절차가 불법 편법 투성이인 경우가 허다 했다.

지난해 연말 전라북도 감사 결과가 그것을 방증한다.

道는 주요사업 5건에 대하여 경제성, 효과성, 효율성 관점에서 문제점을 도출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정책감사를 실시하여 사업의 중단을 권고하거나 변경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 감사에서는 80억원이 투입되는 석제품 전시판매센터를 비롯해, 함라한옥체험단지(185억원), 야외음악당 건립사업(49억원), 유스호스텔 건립사업(105억원), 복합문화센터 건립사업(456억원) 등을 사업비 확보방안이나 타당성 검토가 소홀한 상태에서 추진한 사실이 적발되었다.

우선, 석제품 전시판매센터 건립사업의 경우, 국비를 확보하지 못했고 시비 확보도 어려운 상황인데다 도시계획사업이 인가되지 않았음에도 부지 55%를 매입 했다.

이 시설을 건립한 후에도 운영비가 3-4억 정도 소요되어야 하는 형편이다.

전북도는 이 사업의 중단을 권고하고 매입한 부지는 다른 활용방안을 마련하도록 제시했다.

함라한옥체험단지 조성사업의 경우는 과도한 예산을 투입하는데 대한 실효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계획시설 결정 등의 행정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채 편입토지 및 지장물 보상을 30% 정도 진행 중에 있다.

전북도는 이 사업의 축소와 사업계획 변경을 권고했다.
야외음악당 건립사업의 경우, 이미 유사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중복투자가 우려됐다. 전북도는 건립을 재검토 할 것을 권고 했다.

유스호스텔의 경우는 자격요건 미달업체를 위탁자로 선정했고, 당초 예정공사를 60억원 이하로 제안하고서도 공모절차 후 제안가격 대비 110%에 달하는 69억원으로 설계 납품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여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불법을 자행하면서 업체에 특혜를 제공했다.

전북도는 위탁관리 공모절차를 재이행 할 것을 요구했다.

복합문화센터 건립사업의 경우 인구대비 시설규모에 대한 양분된 여론이 형성되고 있고, 시설 준공 후 시부담금이 연간 51억원 상당으로 재정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도는 재정부담이 최소화 될 수 있는 방안 강구를 촉구했다.  

익산시는 이 밖에도, 수의계약사유가 명확하지 않음에도 수의계약하는 등 계약분야, 사회복지시설 관리분야, 지방세 부과분야, 건설공사분야 등에서 부적정한 사례가 다수 지적됐다.

이같은 감사 결과를 한마디로 축약하면 바로 '분탕질'이다.

새해를 맞이하는 익산시에 당장 필요한 것은 '기본'이다.

절차를 중시하고 재정을 꼭 필요한 곳에 잘 운용하는 것이 자신의 신분을 보장하는 길이라는 '마인드'다.

AI 예방, 양계농장 환경개선이 관건

지난 달 29일 오후 5시 30분, 익산시 관내 양계농장에서 조류독감(AI)으로 닭 500마리가 폐사했다.

익산시는 조류독감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같은 농장에서 사육하고 있는 닭 10만7천마리 전량을 살처분 했다.

이와 함께, 농장은 물론 주변 3㎞ 내 7개 통제소와 10㎞ 내 3개 통제소에서 방역소독에 들어갔다.

3년 전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익산지역에는 대규모 육가공공장 하림이 있고, 이 곳에 닭을 납품하는 양계농장들이 계열구조를 띠고 있다.

이같은 닭 사육의 대형화 집단화는 닭을 심각한 질병에 노출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좁은 공간의 밀식사육과 과도한 항생제 투여가 문제다.

밀식사육은 극심한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항생제 투여는 질병에 취약한 상태를 만든다는 연구보고들이 있은지 오래다.

특히 이런 현장개선의 필요성은, 3년 전 조류독감이 창궐했을 때 제기되었었다.

하지만, 이런 환경 변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조류독감이 발생했다.

죽으면 땅에 묻고 확산을 막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양계농법의 혁신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하고, 자치단체가 이같은 문제를 당면과제로 풀어야 할 시점이다.

양계농의 현황을 파악하고 환경개선에 필요한 예산을 과감하게 지원해야 한다.

또,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그것이 근원적인 처방이다.

특히, 종계장으로부터의 영계 이송경로에 상시적인 검역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검토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