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헌율 시장의 인사 스타일이 익산시 공직사회 내부에서 입길에 올랐다.

그 촉발은 1월 정기인사를 예상보다 몇 주 늦춘데서 비롯했다.

지난해 연말까지 거론되던 인사 시기는 2019년 초였다. 215회 익산시의회 임시회가 1월 셋째주에 있는 16일에 열리니 늦어도 그 전 주 초인 8일께에는 인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이번 임시회는 의회가 집행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열리는 것이니 새로 부임한 부서장들이 업무를 파악할 시간을 가져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 시장은 올해 처음 주재한 지난 7일 확대간부회의에서 215회 임시회가 폐회하는 날인 오는 25일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공표했다.

사실, 1월 초 인사를 예측했던 논지와 정 시장이 공표한 인사 시기 결정 취지는 서로 다르지 않다. 25일 인사 역시 업무를 잘 숙지하고 있는 부서장들로 하여금 의회 업무보고를 수행하도록 한 뒤 인사를 하겠다는 정 시장의 고려가 낳은 시점이다.

그래서 단지 인사를 늦춘 것을 두고 공직사회가 술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설득력도 없다.

다만 익산시 공직사회가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 근원이 앞선 정 시장의 '국·과장들의 근평 불인정' 발언에서 비롯했다는 점은 살펴야 한다.

먼저 정 시장의 입장에서 보면, 고위 행정관료 출신으로 공직에 몸 담는 동안 스스로 '청렴한 내무공무원이었다'고 자부한다. 익산시장으로 선출된 이래 공직사회의 청렴성을 높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지만 익산시의 청렴도는 오히려 퇴행하다가 최근에야 미미하게 상승했다.

익산시 내부 설문조사 결과 공무원들 스스로 근평 관리자인 국·과장들이 향응과 금품을 제공 받거나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시장은 익산시의 청렴성을 높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근평과 상관없는 인사 단행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같은 극약 처방이 공직사회는 낯설다. 부서장의 지휘 감독하에 성실하게 일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때가 되면 승진하던 관행에 익숙하다.

그런 질서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리겠다는 선언은 공조직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로 받아들여지고, 공감을 받기 어려웠다.

불안이 고조되고 불만 기류가 팽배해졌다.

인구늘리기 실적을 인사에 반영했던 방침을 노조가 비판하고 나선 배경이기도 할 것이다. 눈앞에 놓인 여러 성장동력들을 풀어가야 할 익산시다.

이번 정기인사는 민선 7기가 그 역량을 갖추었느냐의 시험대가 아닐 수 없다.

발탁 인사를 단행하되, 익산시 공직사회가 진정성 있게 청렴성을 고민하게 할 정도의 충격이면 되지 않을까 한다.

어떤 것이든 과도한 행위는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