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상반기 정기인사가 지나치게 변칙적으로 이루어졌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근평 순위 무시'는 정헌율 시장이 예고한 바 있다.

5급 사무관 승진자들이 의회사무국이나 사업소 등에서 나온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승진자들의 면면을 보면, 정 시장이 '근평 순위 무시'의 이유로 든 청렴도 제고에 보탬이 될 것 같지는 아니하다.

특히 이같이 내용이 부실한 인사를 단행하는 바람에 본청 전체 행정직 상위 서열들은 줄줄이 배제되었다.

예측불가능한 인사는 공조직을 사분오열시킨다.

무엇보다 승진에 목 맨 공무원들이 인사권자의 지근거리에 접근하기 위해 온갖 암투를 벌인다.

익산시민들은 그런 현장을 경험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비서실에 줄을 대고, 인사권자와 친한 외부인사에 줄을 대고, 선거 캠프 관계자들에게 줄을 대는 등 백태를 보았다.

이런 경험에 따르면, 직속상관에 대한 충성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상명하복 시스템에 고장이 나니 일사분란하던 공조직은 오합지졸이 되었다.

급기야 공조직의 전력을 와해시키는 이상한 인사제도는 철회되기도 했다.

상하 조직을 이루는 관리자들을 왜 두느냐는 질문이 나오는 이유다.

단적으로 '근평 순위 무시'는 조직의 응집력을 붕괴시키는 행위다.

고위직 공무원 출신인 정 시장은 과연 분열된 조직을 통솔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초래되었다.

물론 일부 '근평 순위 무시'는 조직의 선순환 구조에 자극제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전면적인 '근평 순위 무시'는 조직을 산 채로 암매장하는 행위다.

게다가 정 시장은 자신의 말이 법이라는 듯이 근평이나 실적을 뒤엎고 친절행정 우수자들을 대거 승진시켰다.

앞으로 승진하고 싶은 공무원은 오직 친절하기만 하면 된다는 정헌율호의 방향성이 설정된 것이다.

격무부서 직원들의 사기가 완전히 꺾였다.

정 시장의 스탠스로 보아 더 열심히 해봤자 승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없다.

일을 하지 않고, 어디에 줄을 서야 할지 살펴 줄을 잘 타야 승진할 수 있다.

이토록 명확한 인사 지표를 정 시장은 세운 것이다.

누구를 위한 시장인가.

공무원들이 묻고 시민들이 묻지 않을 수 없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