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시설상 도시공원으로 지정되었으나 20년간 실제 공원으로 조성되지 않은 땅들이 1999년 10월 일몰제 적용에 따라 2020년 6월 30일 도시공원에서 풀려난다.

지자체가 개인의 땅을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해놓고 장기간 집행하지 않는 것은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익산시는 그 대응책으로 민간공원 조성 계획을 수립했다. 민간업자가 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땅을 사들여 일부는 공원으로 개발하고 일부의 땅에는 수익모델을 창출해 투자비를 회수토록 한다는 정책이다. 이 경우 업자들 입장에서 수익성이 가장 큰 모델은 공동주택 건설이다.

익산시는 일찌감치 아파트 사업자들을 선정하기 위해 우선협상자 선정 작업에 돌입해 있다. 70%는 공원으로 조성하고 30%는 아파트 건설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은 공원을 망칠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공원을 사유화하는 것이라는 여론이 높다.

지정되었던 도시계획시설이 그대로 실효되면 땅 소유자들이 녹지를 훼손하고 도시미관을 해치는 등 난개발이 우려된다는 게 민간공원 조성계획의 출발점인데, 이 정책이야말로 오히려 더 큰 난개발을 부추기고, 특혜시비를 부르는데다, 공원을 시민들로부터 빼앗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우려의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던 '2020 도시공원 일몰제 대응 전국시민행동'이 타당성 있는 대안을 내놓았다. 일몰제에 해당되는 도시공원 사유지에 대한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이 그것이다.

도시자연공원구역은 공원녹지법상 도시공원 유형의 하나다. 1999년 헌법재판소 판결 이후 10년 동안 도시공원 일몰제에 대응하는 실질적인 정책수단으로 도입돼 전국적으로 도시자연공원구역이 지정돼 있고, 토지소유자의 매수청구권과 수용신청권이 있어 위헌의 여지가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

또 토지소유자의 동의를 전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지자체의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지정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지정이 되면 도시기본계획이나 공원녹지기본계획, 기본경관계획 등 상위계획에서 도시의 자연환경 및 경관보전, 정체성 확보를 위해 보전해야 할 공간으로서의 위상을 갖게 되고, 도시공원 일몰제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민들의 의견도 수렴하지 않은 채 일방통행식으로 정책으로 추진하는 익산시에게 반가운 대안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