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지역 쓰레기수거업무의 민간위탁을 놓고 환경미화원노조와 익산시청간 사이의 교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익산시가 민간위탁을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경미화원들과 익산시청과의 대화와 소통은 막혀 있다.

이미 민간위탁 방침을 정한 상태에서 대화를 해봤자 불필요한 잡음만 생기기 때문에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음직 하다.

익산시는 오는 9일 노조와 면담할 계획이지만 그 이전에 청소업무를 담당할 민간업체를 선정할 예정이어서 이날 면담이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는 것 외에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게다가 환경미화원들이 민주노총 일반노조에 가입한 것이 직장 내에 복수노조를 설립한 것인지 법률적 검토를 거친 후 교섭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게 익산시 계획이라면 법률자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탁업체 선정을 미뤄야 하지만 이것은 이것대로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익산시가 교섭에 성실히 나서야 하는 이유는 환경미화업무를 민간위탁하겠다는 익산시의 방침이 시대적 요청을 거스르고 있으며, 익산시가 내세우는 명분이 설득력이 없다는 데 있다.

최근 들어 사회 전체적으로 고용불안이 심해지면서 공공기관이 먼저 나서 고용안정을 꾀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년이 보장된 환경미화원들을 민간업체에 내모는 것은 또 다른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것이다.

익산시는 고용승계와 정년보장을 약속하고 있지만, 1년 또는 수년 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민간업체가 안정적인 직장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인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익산시는 또 민간위탁으로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고 하는데, 직원이 퇴직했는데도 인원을 보충하지 않거나 기존 인력을 줄일 때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고용 승계나 정년 보장 논리와는 배치된다. 두 사람이 할 일을 한 사람이 맡게 되면 고용승계나 정년 보장의 의미가 퇴색하기 때문이다.    

민간업체는 인력을 더 효율적으로 배치할 것이고, 따라서 기존업무를 더 잘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같은 급여를 주고 익산시가 직영했을 때는 왜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지 못하고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익산시가 내세우는 논리는 공무원들에게 기업논리가 적용될 경우 인력배치 및 업무의 효율성, 그리고 서비스의 질이 증대될 것이라는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어느 공무원이 민간기업의 조직논리를 수용할 수 있겠는가. 익산시는 열린 마음으로 단체교섭에 임하기 바란다.

시의회 외유성 해외연수 자성이 필요하다

기초의원들의 해외나들이가 또다시 주민들의 입길에 오르고 있다. 해외연수를 가장해 관광을 다녀왔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정황 때문이다. 라스베가스와 그랜드캐년 같은 곳이 연수 경유지라고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특히, 일정상 경유나 체류 어디로 보나 관광성 외유가 확실한 데도, 그것을 '해외연수'로 위장하는 기초의원들의 도덕성이 더 큰 문제로 떠올랐다. 선출직 공직자들이 유권자들을 속여서 얻을 게 무엇이 있나를 생각해 볼 시점이다. 불신과 외면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지 않겠는가 하는 점 말이다.

익산시의회에서는 민노당 의원 한 사람을 제외하고 전원 외유성 해외연수를 다녀왔다는데, 대다수의 논리에 의해 그 한 사람의 의지나 신념이 왜곡될까 걱정이 되는 오늘이다. 실로 부끄러운 일이다.

게다가 이번 제6대 익산시의회에는 재선의원과 3선의원들이 다수 섞여있는 가운데, 5대 의회까지는 외유성 관광을 거부하던 소신파의원들이 이번에는 슬그머니 끼어서 7,500만원의 세금을 나눠서 쓰는 일에 동참했다니 씁쓸하다.

집행부를 견제하고 불요불급한 예산낭비를 막아야 할 기초의원들이 함께 본분을 망각하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가뜩이나 제6대의회는 원을 구성한지 얼마안돼 수해가 익산을 덮쳤을 때 의원들의 해외나들이로 빈축을 샀던 바 있다.

해외여행은 돈 뿐만 아니라 시간이 수반되는 문제다. 익산시의회는 이번에 대부분 일주일 이상을 해외여행에 소비했다. 기초의원들은 봉사직이 아니라 중견 회사원들 수준의 급여를 받는 선출직 공복들이다. 회기중이 아닐 때 다음 회기를 잘 준비하지 않는 것은 직무태만이다. 놀고 먹는다는 지적을 피할 방법이 없다. 

더구나 견제해야 할 대상과 함께 해외여행을 간 것을 두고 기초의원의 정체성 논란이 일었을 때도 할 말이 없게 된다.

익산시의회의 자성을 촉구한다. 또한 전문위원을 있지도 않은 연수평가보고서나 작성하는 하수인으로 쓰는 일도 그만해야 한다. 무엇보다 부끄러운 일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