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지방자치단체의 홍보물을 자신의 업적과 활동상황을 알리는 개인 홍보물로 이용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행위다.

이 법은 선출직 공직자가 자신의 임기중에 선거준비작업이나 사전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더구나 이 홍보물이 시민들의 혈세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나쁘다.

선출직 공직자의 불법 선거운동에 공무원들이 앞장선 격이기 때문에 권력남용죄의 혐의가 있다.

단체장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공무원으로 하여금 의무없는 행위를 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또한 공무원들이 선출직 공직자의 불법선거운동에 시민혈세를 사용한 것은 배임죄의 혐의가 있다.

무엇보다 이 같은 불법행위는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고 공명선거를 저해한다.

불공정 행위를 단속하는 일은 선거관리위원회의 기본적인 책무다.

그런데 익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수년 동안 눈감아 왔다.

익산시는 정헌율 시장의 민선6기 후반기 호가 출범한 이래 선거 시즌을 제외하고 매 분기마다 '기획특집'호라는 시정소식지를 제작해 배포했다.

정 시장의 업적과 활동상황을 알리는 내용이 대종을 이뤘다.

홍보란마다 정 시장의 사진이 도배되었다.

정 시장은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이 결과에 2년 동안 자행된 사전선거운동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다.

게다가 지역의 시민단체는 이 홍보물의 위법성에 대해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지만 익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묵살했다.

익산시의 불법사전선거운동 홍보물 발행은 민선7기에 들어서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형태의 소식지가 4차례 발행됐다.

본지는 지난달 28일자로 발행된 4월호 기획특집판 역시 위법이 명백한데 검수를 하지 않았느냐고 선관위에 물었다.

그러자 익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 검수를 통해 기획특집판이 위법의 소지가 있으니 수정하라고 익산시에 구두로 통지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4월호는 아무런 수정 없이 그대로 발행됐다.

이에 대한 조치는 어떻게 했느냐고 익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물었다.

익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위법 소지가 있으니 주의하라는 통보를 공문으로 했다"고 답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존립 이유를 망각한 현주소가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행태를 보면서 어떤 국민이 우리나라의 선거가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믿겠는가.

익산시선거관리위원회의 환골탈태가 촉구된다.

그 일환으로 직무유기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과 처벌을 선행하고, 민선 6기 후반기부터 현재까지 발행된 기획특집호들의 위법성을 적발하여 사직당국에 고발하는 것으로 시민들 앞에 속죄할 것을 요구한다.

그것만이 익산시가 공명선거의 첨병으로 거듭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