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은 금마·왕궁 유적이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등 유·무형의 관광인프라가 풍부한 곳이다.

문화관광의 싱크탱크라 할 수 있는 문화관광재단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다. 30만에 가까운 인구가 살고 있는 지역이다. 그런데 이렇다 할 문화인프라가 없다.

익산 출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 등 타지로 나갈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분야에서 성장하려고 꿈을 키우는 청년들도 기회를 찾아 익산을 떠나고 있다. 문화예술에 대한 소비수요 기반이 열악하지만, 최소한의 문화생활을 갈망하는 대중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익산에는 창작과 공연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상설 연극무대 하나가 없다. 문화관광인프라가 미미한 완주 삼례문화예술촌이나 전주 팔복예술공장 같은 복합문화공간을 감안하면, 익산 문화인프라의 현주소는 부끄럽기 짝이없다.

이 복합문화공간은 지역문화예술을 발전시켜 지역 관광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매개로 주목받고 있다. 인근 삼례나 팔복이 그 선도지역이다. 지역문화예술을 지역사람들이 생산하고 함께 소비하며 공유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3년 완주군에서 양곡창고 일대를 매입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 삼례문화예술촌은 완주군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국비 12억원, 군비 28억원 등 40억원이 투입된 공간에는 현재 어울마당을 중심으로 모모미술관, 디지털체험관, 소극장 시어터 애니, 체험공간 뭉치, 문화카페 뜨레, 김상림 목공소, 책공방 등이 자리해 지역주민들과는 소통하며 상생하는 공간으로, 관광객들에게는 보고 즐기고 휴식을 제공하는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개관 초기 1만9,000명 수준이었던 연간 방문객은 지속적으로 늘어 5년 후인 2018년 기준 5만5,000명을 기록했고, 현재도 월평균 5,000~6,000명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개관한 팔복예술공장도 전주 북부권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변신했고, 1년이 지난 올해 3월 기준 누적 방문객은 4만7,000여명, 일일 평균 188명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들 복합문화공간은 문화체육관광부나 국토교통부에서 선정하는 지역문화브랜드, 한국관광 100선, 열린 관광지, 우수 공공디자인 등에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도시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하고 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농협의 양곡창고를 활용했고, 팔복예술공장은 폐공장부지를 활용했다. 폐업한 영등동의 보일콘 부지가 익산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최적지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복합문화공간은 지역공동체의 역사와 생태, 문화가 함께 성장해 나가는 의미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익산시가 당면 현안으로 채택해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할 부문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