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도시의 마비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익산시의 인구가 전례 없이 급감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침몰하는 도시의 갑판에 서 있는 듯 아찔한 느낌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일상의 연속이다.

익산시의 인구는 지난 4년 동안 연평균 웬만한 면단위 인구가 빠져나갔다. 게다가 인구 감소세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올해 들어서는 월평균 인구감소 기록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더구나 이 같은 인구감소가 자연감소 폭보다 몇 곱절 크고, 같은 규모의 도시들에서 평균적으로 줄어드는 인구의 3.7배나 크다는 점에서 매우 위태로운 지경이다.

익산시가 그동안 추진해 온 인구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헌율 시장도 이 같이 엄중한 상황을 인식하고, 과거와는 판이한 인구감소 국면 타개를 지시하고 나섰다.

하지만 익산시의 인구 정책 중에 문제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도 딱히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각 인구 정책이 각기 나름의 인구 유인 요소들을 담고 있고, 미미하나마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인구 유출 폭이 과다한 것이 문제다. 생활고에서 벗어나기 힘든 지역 사정과 보이지 않는 희망이 인구 유출의 가장 큰 동인이다.

정주 환경이나 교육 문제 같은 살맛 나게 하는 매력 요인이 미약한 것도 문제이다. 열정과 전문성을 갖춘 젊은 인재들이 지역을 등지는 악순환의 고리도 축소하는 도시가 안고 있는 한계점이다.

이같이 가혹한 상황은 가혹한 요구를 제기한다. 다른 지역과는 다른 차별성 있는 인구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확실한 것은 현재와 같이 다른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는 인구 정책에 대동소이한 정책으로는 빠져나가는 인구를 잡기 어렵다.

그러나 익산시의 현주소는 다시 한번 절망감을 안겨준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243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혁신평가를 실시했는데, 익산시는 우수단체 명단에도 들지 못한 것이다.

창의력이라는 게 조건에 따라 제한받는 것도 아닌데 혁신사례 하나 발굴하지 못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것은 단적으로 익산시 공직사회가 지방자치시대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경쟁하지 않는 안일한 조직일 뿐만 아니라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공조직이다.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일조하지 않는다면 지방공무원이 존재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익산시의 인구 정책, 공무원의 복무 태도를 시대정신에 맞게 변환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요구된다. 기본이 없다면 할 수 있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