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전국 최초로 ‘환경 특별사법경찰관’ 전담부서를 지난 1월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지역 내에 산적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불법행위를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다.

특별사법경찰관 제도는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특수분야의 공무원에게 검찰이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관련 사건의 직접수사를 비롯해 영장 신청과 집행, 검찰 송치 등 검사의 지휘를 받아 사법경찰관과 같은 직무를 수행한다.

이 같은 제도는 특정 분야의 공무원에게 직접 수사하게 함으로써 범죄 수사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됐다.

익산시가 ‘환경 특별사법경찰관’제를 시행하게 된 것은 현실적인 요구에서 비롯한다. 도시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악취와 ‘전국 폐기물 매립장’으로 통하는 폐석산 문제 등 고질적이며 까다로운 해법이 요구되는 환경 현안이 수두룩하다.

정헌율 시장은 그러한 환경 난맥상 위에서 시정의 모든 방향을 환경 중심으로 잡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 행정시스템을 손질한 바 있다. 3명이 근무하는 ‘환경 특별사법경찰관’ 전담부서 설치는 그 강한 의지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익산시가 내세우는 바와 같이 이 전담부서가 환경사범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고 시민들의 건강권을 확보하는 등 환경친화도시 조성에도 속도를 높이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익산의 폐석산에 수도권에서 반입된 막대한 양의 발암물질이 매립되거나, 비료공장에서 취급하는 발암물질에 다수의 주민들이 목숨을 잃은 장점마을 사태 등은 행정기능이 작동하지 않은 데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다.

수사권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치단체의 기본 책무인 지휘 감독권을 내팽개치고 무사안일주의에 빠진 공무원들이 부른 참사다.

익산시가 환경파괴와 환경오염으로 기피당하는 도시로 전락한 문제의 본질은 비정상의 익산시 환경수호시스템인 것이다.

‘환경 특별사법경찰관’제도 도입이 공격적인 환경정책으로 다가오기보다는, 얼핏 문제를 호도하려는 전시행정의 일환으로 비치기도 하는 이유다.

아무튼 ‘환경 특별사법경찰관’제도를 도입한 것은 익산의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의 재정립에서 비롯한 것인 만큼, 결연한 의지로 조직을 쇄신해 나가는 단초가 되기를 바란다.

공무원이 현장 주민의 마음이 되어야 익산의 환경은 비로소 달라지기 때문이다.